RFA 소식통 “文대통령 연설에 감동했다는 북한 주민 늘자 국가보위성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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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민 여러분, 동포 여러분. 이번 방문에서 나는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보았습니다.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습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
- ▲ 지난 19일 평양 5.1 경기장에서 북한 주민들의 환호에 화답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평양 5·1 경기장에서 평양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 가운데 일부다. 북한 당국은 평양 시민들이 김정은보다 문재인 대통령을 더 좋아할까봐 우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6일 “요즘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 남한 대통령이 5·1 경기장에서 한 연설 내용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일자 당황한 북한 당국이 ‘최고 존엄의 위대성’에 문제가 생길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지금 평양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왔던 남한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에게 직접 육성으로 연설한 것을 두고 긍정적인 반응이 계속 퍼지고 있다”면서 “마치 광복 후 평양에 입성한 김일성이 군중 앞에서 개선 연설했던 장면을 떠올렸다는 시민도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나도 남한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고 격려하는 대목에서 눈물이 날 만큼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5·1경기장에는 15만 명의 평양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며 “이들 모두 1호 행사(북한 최고지도자 참석행사) 참가자로 엄격히 선발된 사람들이었지만 남한 대통령의 연설에서 진심이 느껴진다는 소감을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했다는 소문이 퍼져 사법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소식통 “보위성, 평양 민심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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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일 5.1 경기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15만 평양시민들의 카드섹션도 벌어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식통은 이어 “평양 민심이 남한 대통령에게 기울고 있다고 판단한 국가보위성에서 비밀리에 평양 각 구역 인민반장들에게 ‘주민여론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보위성은 남한 대통령의 평양 연설 파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도 “이번 추석에 평양에서 온 친척들과 남한 대통령 이야기로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남한 대통령 연설에 평양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한 것은 미리 짜여진 1호 행사의 각본에 따른 것이었지만 겸손하고 진솔한 남한 대통령의 모습과 연설을 듣는 순간 진짜 마음에서 우러난 박수를 쳤다는 행사 참가자들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5·1 경기장 연설은 남한 내에서는 그리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진영에서는 “심각한 경제 상황과 외교·안보적 위기 상황에도 북한만 바라보고 퍼줄 생각만 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