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 全大 막판 사회자 제안 당원들이 거부 '당가'로 대체… "대한민국 정당 맞나" 비난
  •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25일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애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대신 ‘당가(黨歌)’를 불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천지TV' 등이 촬영한 '민주당 애국가 거부'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애국가를 거부한 사연은 뭘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이해찬 신임 당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했다. 그런데 개표 결과가 계획보다 지연됐다. 당초 이날 오후 6시50분쯤 개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30분가량 늦춰졌다. 앞서 행사 진행도 한차례에 걸쳐 45분 정도 지연된 상태였다. 잇단 지연 사태에 사회자인 강훈식 의원은 당원들에게 애국가 제창을 제안했다. 무료함을 달래자는 차원이었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7시 15분쯤 “당원동지 여러분 많이 지루하시죠. 제안 하나 드리겠습니다. 애국가 한번 불러보는 게 어떻겠습니까"라며 애국가 제창을 참석 당원들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당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지 말자"고 했고, 이에 강 의원은 “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훨씬 크네요”라면서도 “집권 이후 첫번째 전당대회라서 애국가 부르는 게 의미가 있겠다 싶다"며 거듭 요청을 했다. 그러나 당원들의 무관심과 거부로 강 의원의 '애국가 제창 제안'은 무산됐다.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를 생중계한 한 유투브 실시간 채팅방에서도 애국가 제창이 '뜬금없다'는 반응이 있었다. 아이디 청*는 “애국가를 제안하느니 화장실 갈 10분의 휴식을 주는 게 낫다"며 애국가 제창 거부의사를 냈다.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만세를 하고 있다.ⓒ공준표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만세를 하고 있다.ⓒ공준표 기자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애국가 제창 거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해찬 지지자로 보이는 한 민주당원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민주당 전대를 생중계하면서 애국가 제창이 무산되자 “이거 논란을 만드네"라며 걱정스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초반부 애국가 제창을 포함한 국민의례는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민주당의 '애국가 제창 거부'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민주당 행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서 아이디 최*수는 "더불어민주당은 당 대회식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으니 한국의 정당 아님을 온국민에게 그 사실을 알린 것이다"고 비난했고, 아이디 이*춘은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서 나서야 하는데 아직도 현실을 제대로 인식을 못하는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과거 진보정의당의 애국가 제창 거부 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한 발언이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2012년 10월 21일 진보정의당이 창당대회에서 애국가를 생략한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자, 같은 달 26일 강동원 원내대표에게 “전당대회에서 왜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느냐”며 호통을 쳤다. 

    박 원내대표는 강 원내대표에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생략했으면 몰라도 선거를 앞둔 한국 정당이면 애국가를 부르는 건 당연한 의무”라며 “거기서(진보정의당) 사고를 치면 책임은 민주당이 진다”고도 했다. 이에 강 원내대표는 “일부러라도 (애국가를) 했어야 했는데 큰 실수를 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