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더 이상 중국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 북한 지원 목적일 수도"
  • ▲ 9월 중 시베리아 일대에서 실시할 예정인 '보스토크-18' 훈련 관련 보도화면. ⓒ러시아 공영 RT 유튜브 채널 캡쳐.
    ▲ 9월 중 시베리아 일대에서 실시할 예정인 '보스토크-18' 훈련 관련 보도화면. ⓒ러시아 공영 RT 유튜브 채널 캡쳐.
    중국과 러시아가 오는 9월 극동 지역에서 동시다발적 핵공격을 포함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美안보전문매체 ‘프리비컨’이 美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美프리비컨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9월 중 ‘동방(보스토크)-18’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훈련 지역은 몽골 북동쪽부터 바이칼 호수, 캄차카 반도 등에 이르는 시베리아 일대라고 한다. 중공군 공보실은 900여 대의 군사 장비, 30대의 전술기, 3,200여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동방-18’ 훈련에서는 육·해·공 연합훈련과 함께 실탄 사격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9월 11일부터 15일 사이에는 몽골군과도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1990년 소련에서 독립한 뒤 미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몽골이 중국,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벌인다는 점은 눈길을 끌었다.

    美프리비컨은 ‘동방-18’ 훈련에 대한 군사전문가들의 의견도 전했다. 마크 슈나이더 前미국 국방부 러시아 담당 정책위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훈련을 벌이는 지역이 정치적으로 대단히 특별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슈나이더 前위원은 “중국-러시아 연합훈련의 시나리오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형태의 연합훈련은 시나리오 보다는 현실적 환경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특히 대만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릭 피셔 국제평가 및 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동방 훈련’이 러시아가 소형 핵무기를 사용한 새로운 핵무기 전술을 개발·습득하기 위해 20년 동안 실시해 온 대규모 군사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피셔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연합훈련이 중국의 대만 침공 또는 한국과 미국에 대적하는 북한의 지원이 목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러·중, 분쟁 초기 소형 핵무기 사용 교리 개발

    美프리비컨은 이어 “최근 나온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군도 새로운 소형 핵무기를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며 “중공군이 이런 연합훈련(동방-18)에 참여하는 것 또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美국방부의 입장도 소개했다.
  • ▲ 2016년 4월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中-러 연합훈련 당시 대잠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4월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中-러 연합훈련 당시 대잠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알렉산더 가부예프 러시아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 선임연구원은 ‘동방-18’ 훈련에 중국이 참여한 것이 매우 특별한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동방 훈련은 시베리아나 극동 지역이 무력침공을 당했을 때 상황을 상정해 대응하는 게 목적”이라며 “그동안은 가상적국이 중국이었는데 올해 이들이 훈련에 참가한다는 것은 러시아가 더 이상 중국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가부예프 선임연구원은 또한 중공군 전략 폭격기가 지난 7월 러시아가 주최한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남중국해나 대만 해협을 초계비행한 점에 주목했다. 중공군 공군에게는 이것이 외국군과 실시한 첫 연합전략훈련이었다고 한다.

    美프리비컨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번 중국-러시아 연합훈련이 ‘자파드(Zapad)-81’ 기동훈련 이래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고 한다. 냉전 때인 1981년에 실시한 ‘자파드-81’ 기동훈련에는 15만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또한 이번 연합훈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中공산당의 영자 선전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동방-18호’ 훈련에 대해 보도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Contain)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러시아 안보잡지 ‘국가방위’의 이고르 코로첸코 편집장의 이야기도 곁들였다고 한다.

    美국방부 “동시다발 핵공격 연습 예의주시”

    美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새로운 핵무기 전술은 국지적 분쟁이 생겼을 경우 상대방이 적대적 행위를 보이는 시점부터 소형 핵무기를 사용해 적을 제거한다는 것으로 매우 불안정한 교리"라며 "이는 미국을 소형 핵무기 개발 경쟁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美국방부 관계자는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연합훈련에서 ‘전략적 메시지’로 풀이할 수 있는, 동시다발적 핵공격 연습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美정보기관은 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