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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6일 김정은의 메기공장(양식장) 현지시찰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신문은 이곳의 연간 생산량이 지난해까지 300t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3000t으로 10배 급증한 사실을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군인들에게 이전보다 10배에 달하는 물고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인민군 2군단 작전지역인 황해북도 삼천에 위치한 이 양식장은, 군 식량용으로 양식 메기를 생산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인민군 출신 탈북민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소대장 출신 탈북민 “군인들에게 생선? 거짓말이다”
이곳에서 포병부대 소대장으로 근무 중 4년 전 탈북한 이 모씨(35)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메기 같은 고급 어종을 정상적으로 공급받는 전방부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군인들에게 생선이 공급된다는 북한 보도는 전부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내가 소대장으로 근무할 때도 삼천에 군인들을 위한 양어장을 건설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메기 꼬리도 구경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평소 부대에서는 입쌀(흰쌀)도 먹어보기 어렵다”며, “1년 중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과 김일성 생일인 4월15일, 그리고 인민군 창건절인 4월25일 등 3~4번의 국가적 명절에나 얼마간의 돼지고기와 소금에 절인 물고기를 공급 받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 뿐”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근무한 부대는 김일성이 생전에 시찰한 '현지 교시 중대'(특별공급대상)라 그나마 물자 사정이 양호한 편이었지만, 중대원 60명 중 3분의 1인 20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씨가 복무한 황해도 지역은 북한군 가운데서도 비교적 물자공급이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도 식량 공급 부족은 일상화된 현상이다. 김일성이 다녀간 특별교시부대라고 해도 식사는 옥수수밥에 소금에 절인 무·배추가 고작이다. 이마저도 여름철에는 공급이 자주 끊긴다. 부대로 통하는 비포장도로 사정이 열악해 조금만 비가 와도 유실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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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노동신문이 6일 김정은의 메기공장(양식장) 현지시찰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상부에서 식량 공급해도, 중간에서 장교들이 가로채
이씨는 2009년 김정은의 특별지시로 1개월 가량 흰쌀 밥을 먹어봤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며, 대부분은 각 부대가 알아서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씨는 “상부에서 물자가 공급되도, 부대까지 오는 도중 장교들이 중간에서 가로채는 일이 빈번해 일반 군인들은 늘 굶주림에 시달린다”고 했다.
노동신문이 1, 2면을 할애해 김정은의 메기 공장 시찰 소식을 전한 것은, 심각한 북한의 식량난을 반증한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주장이다.
탈북민들은 “김정은이 군인들에게 공급한다는 메기는 실상 당과 군 장교 상납용이거나 중국 밀수출용일 것”이라며, “북한 군에서 생선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지 오래”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