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마련 강효상 의원 "탈북민 회견... 정론관이 이례적으로 마이크 끈 듯"
  • ▲ 국내 탈북민들에 대한 북한의 살해 협박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화견이 13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 ⓒ 정상윤 기자
    ▲ 국내 탈북민들에 대한 북한의 살해 협박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화견이 13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 ⓒ 정상윤 기자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최근 익명의 살해 협박 메일을 받았다.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은 메일의 발신자를 북한으로 보고, 이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었다. 그러나 이날, 정론관 측이 행사장의 마이크를 꺼버리는 바람에 기자회견은 어수선해졌다.   

    회견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에 시작됐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실이 자유북한운동연합을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그러나 강효상 의원은 국회 본회의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강효상 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탈북단체장들만 마이크 앞에 섰다. 국회 정론관 관계자들이 행사장에 들어왔다. 그 시간을 전후 해 마이크가 먹통이 됐다. 탈북민의 절박한 사정을 알리려던 기자회견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약 10분 만에 끝났다.  

    강효상 의원실 측은 "우리도 나중에 알았는데 국회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마이크를 끄는 게 정론관의 원칙”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실은 "그러나 이같은 원칙이 지켜진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탈북민들이 북한을 규탄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정론관 측에서 이례적으로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의원측은 "지금까지 관련 의원이 참석하지 못한 행사가 여러번 있었지만, 한 번도 마이크를 끈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상학 대표는 "탈북민들의 생존을 호소하는 회견인데 갑자기 마이크가 꺼져서 모두들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북한이 배후로 의심되는 살해협박 메일이 박상학 대표에게 발송된 것과 관련, "정부가 김정은에게 항의해 살해협박 중단을 요청해 줄 것"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인권단체들과 통일부 간 비밀 메일을 주고받는 내부 연락망을 통해 살해협박 메일이 들어와 깜짝 놀랐다”면서 "이 문제로 국정원을 찾았지만 '경찰 수사과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경찰은 '국정원 소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번처럼 국정원과 경찰이 서로 나몰라라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남북이 평화무드로 가고 있는 이때 우리 탈북민들만 왜 계속 살해협박에 시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역시 “최근 정체 불명의 이상한 사람들로 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대표는 "현재 NKTV라는 북한 관련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데 방송의 댓글들이 개인 신상을 위협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 자유수호연합 대표는 “통일부 북한인권과 등의 명의로 끊임없이 협박 메일과 해킹 메일이 오고 있다”며 “두려운 건 아니지만 정부가 예전과 달리 김정은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김태희 탈북자연대 대표는 “정부는 자국민의 신변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데 탈북 단체장들의 신변 위협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남북 평화무드 속에서 탈북자들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