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첫눈 만류'로 무산되자 野 "그렇게 감성적으로 처리해야 하나"… "눈물겨운 셀프 신파극"
  • ▲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뉴시스
    ▲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뉴시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사의가 임종석 비서실장의 만류로 사실상 반려되자 정치권의 시선은 따갑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탁현민 행정관이 사퇴 의사를 밝혔으면 사퇴를 처리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청와대에서 꼭 필요하다면 강력하게 붙잡아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청와대의 행정관 사퇴를 두고 첫 눈이 내릴 때까지 비서관 한 분 사퇴 수리하는 부분도 그렇게 감성적으로 처리해야 문제인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보여주기식 정치적 이벤트 기획과 쇼에 치중해왔다면, 이제는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주체로서 내용과 콘텐츠를 채워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보라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한 편의 짜여진 각본 같은 행정관 사퇴 쇼에 기가 막힐 지경"이라며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공적인 자리가 개인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의 여부를 표명할 정도로 가벼운 자리인지 의문일뿐더러 사직서조차 직접 제출하지 못할 정도로 청와대 내부의 소통체계에 문제가 있는 건지 심각한 우려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탁현민 행정관은 왜곡된 성 의식으로 숱한 논란을 일으키고 여성가족부 장관과 국민들의 사퇴 요구까지 묵살하면서 청와대에 눌러 앉힌 인사다"라며 "그를 향한 온 국민적 지탄과 사퇴 요구가 쏟아진 바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내부에서 처리되어야 할 인사가 도를 넘은 쇼를 벌려가며 진행되는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청와대는 쇼 연출의 상징적 인물인 탁현민 행정관을 본인과 국민들의 바람대로 이제 그만 놓아주고 쇼가 아닌 정책과 실적으로 당당히 국민 앞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첫눈 오면' 조건 내건 임 실장 향해 '조롱' 속출… "초복에 보내주라"

    바른미래당도 청와대의 탁 행정관 사퇴 번복 사안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대화가 안되는지 행정관 한사람의 거취를 두고 불필요한 소란을 피우고 있다"면서 "내부 처리하면 될 인사 문제를 두고 공개 사의 표명한 탁행정관에게 임종석 비서실장은 '첫눈이 오면 보내주겠다'며 눈물겨운 셀프 신파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릇된 성 가치관으로 처음부터 문제가 되어왔음에도, 각종 이벤트와 연출을 담당해온 분장사를 끝내 놓지 못하겠다는 건 결국 보여주기식 겉꾸미기를 놓지 못하겠다는 청와대의 자백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탁 전 행정관을 감쌌던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을 향해서도 원외 정치인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첫눈 오면 탁 행정관을 놓아줄 것'이라고 말한 임 실장을 향해 "멋있어 보이려 한 이야기 맞나, '쇼' 정말 멋지게 한다"면서 "인정한다. 그런데 첫눈이 오면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 진짜 개그다"라고 조롱했다.

    이어 "탁 행정관이 '맞지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어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첫눈 때 보다 초복에 보내주는 게 어떤가. 낭만 찾지 마시고 건강 챙기시라고"라고 했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자신의 트위터에 임 실장의 사의 반려에 대해 "사직농단 꼴이고 사의농단 꼴이다. 국민 여론 무시하는 꼴이고 사직서 핑퐁게임 꼴이다"라며 "사직생쇼 꼴이고 사의생쇼 꼴이다. 국민 안중에 없는 인사의 오만 꼴이고 사의 반려의 극치 꼴이다. 사직의 사직에 의한, 사직을 위한 국민 기만극 꼴"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