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여론조사] 석식·'야자'… 폐지 당사자인 이재정 지지층에서도 "자율결정" 요구 높아
  •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경기도교육감 선거와 관련, 본지가 3~4일 이틀 간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주요 쟁점 정책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혁신교육 평가 △외고·자사고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호불호가 지지 후보별로 뚜렷이 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혁신교육을 완성할 것인지 혁신교육의 실패를 선언하고 혁신공감학교를 폐지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재정 후보 지지층의 62.2%와 송주명 후보 지지층의 47.0%는 "혁신교육의 완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임해규 후보 지지층의 53.7%는 혁신교육 실패를 선언하고 혁신공감학교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혁신교육은 재선에 도전하는 현 교육감 이재정 후보의 주요 정책이다. 이재정 후보는 선거공보에서 올해 혁신학교를 541개로 확대했다며, 연계교육을 위해 1773개의 혁신공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년 임기 안에 '혁신교육지구 시즌3'를 추진하겠다며, 현재 15개인 혁신교육지구를 경기도 31개 모든 시·군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임해규 후보 측은 "학교에서 잠자는 아이들을 방치해놓고, 학교 밖에서 꿈을 찾으라는 게 이율배반적인 혁신교육의 실체"라며 "소위 좌파 교육감의 핵심정책인 이념적 혁신교육 실험은 대실패로 끝났다"로 천명했다.

    나아가 "진보교육감들은 소위 혁신교육이라는 이름 하에 획일화된 하향평준화 교육을 통해 학교를 쉼터로 만들고 공부는 학원에 가서 한다는 풍토를 만들었다"며 "이제 학교공동체는 교육 본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로 선언했다.

    송주명 후보 측은 "현행 경기도 혁신교육은 수업의 질과 내용이 도외시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며 "혁신교육은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면서 더욱 발전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혁신교육 업그레이드를 통해 공부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며 "기존의 암기위주 문제풀이식 공부 대신 아이들의 실천과 노작으로 창의지성인을 키우고 민주주의적 삶을 통해 독립적 인격체로 육성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종수 후보 측은 "원론적인 면에서의 혁신교육은 동의한다"면서도 "현실적인 혁신학교의 모습은 상당부분 문제가 있으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김현복 후보 측은 "혁신교육 실험의 대상이 된 학교는 교권이 추락하고 교원의 행정업무가 가중되는 부작용을 낳았고 학생들의 학력은 크게 저하됐다"며 "혁신교육은 한마디로 해서는 안 되는 교육실험"이라고 단언했다.

  •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외고·자사고 정책과 관련해서도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임해규 후보 지지층과 진보 성향의 이재정·송주명 후보 지지층은 상반된 응답을 보였다.

    도내 외고·자사고를 유지할 것인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임해규 후보 지지층의 63.5%는 "유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재정 후보 지지층의 66.8%와 송주명 후보 지지층의 51.1%는 "폐지"를 선호했다.

    이재정 후보는 선거공보에서 고교 평준화를 확대하겠다며, 4년 안에 특목고(외고)·자사고를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임해규 후보 측은 "현재의 외고 자사고를 유지하되 우선선발을 개선할 방침"이라며 "특목고 선발 방식 변경을 사회적 합의 없이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한 방법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임해규 후보 측은 "특목고는 획일적 평준화 체제에서 그나마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해주는 학교"라며 "선발에 있어서 특혜는 없애되,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주명 후보 측은 외고·자사고를 한데 묶어서 바라볼 게 아니라 "자사고는 특권학교의 소지가 많으니 검증을 해야 하지만, 외고는 특목고의 목적에 따라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육청이 지원해야 한다"고 분리해서 바라봤다.

    배종수 후보 측은 "멀리 본다면 외고·자사고는 필요없어질 것이지만, 그 과정은 내 임기 중에는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김현복 후보 측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은 절대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만큼 이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방과후 영어학습을 허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지 후보를 가리지 않고 유권자의 찬성 의견이 높았다.

    전체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5.9%로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33.6%)을 압도했다.

    지지 후보별로는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임해규 후보 지지층의 "허용" 요구가 68.2%로 가장 높았으며, 진보 성향의 송주명 후보와 이재정 후보 지지층에서도 각 53.7%와 53.4%가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방과후 영어학습은 이른바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올해 3월부터 전면 금지됐다.

    임해규·송주명·배종수·김현복 후보는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방과후 영어학습 재허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임해규 후보 측은 "언어학습 이론 측면에서 봐도 저연령층인 초등학교 1~2학년에서 외국어 학습이 매우 효과 있다는 학설이 지배적"이라며 "방과후 학습에서 영어교육을 계속 허용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시행령을 고치는 작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주명 후보 측은 "아이들이 원하는 공부를 방과후 학교에서 하려는데 교육당국이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영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주는 것도 교육청이 해야할 업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배종수 후보 측은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비싼 사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으며, 김현복 후보 측은 "방과후 영어학습을 확대 허용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현 교육감인 이재정 후보는 선거공보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으며, 본지는 후보 측과 연락해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답신이 오지 않았다.

  •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본지가 지난 3~4일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정책은 지지 후보별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현 교육감 이재정 후보 임기 중에 강행된 석식(저녁식사) 제공 폐지와 야간자율학습 금지에 대해서는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심지어 이재정 후보 지지층 사이에서도 이같은 여론이 높아 주목된다.

    석식 제공과 야간자율학습 실시를 각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2.8%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5.1%에 그쳤다.

    지지 후보별로 봐도 임해규·송주명·배종수 후보 지지층은 물론 석식 폐지·야간자율학습 금지 정책 추진의 장본인인 이재정 후보 지지층에서조차 찬성(57.8%)이 반대(34.4%)보다 높았다.

    임해규·송주명 후보는 지난 4일 오전 후보자 TV토론회에서부터 이 지점에 맹공을 펼쳐왔는데, 유권자의 여론이 명명백백히 드러남에 따라 이재정 후보를 향한 공세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해규 후보 측은 "수능과 내신 중심의 입시가 바뀌지 않은 가운데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함으로써 경기도 고교생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고등학생에게까지 석식 및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강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임해규 후보는 등교 시간, 석식 제공, 야간자율학습 실시 등 학교·학생·학부모가 밀접히 관련된 사안은 학교별로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들어서 단위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학교장 중심의 자율적인 학교경영을 확립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을 적극 반영하는 교육의 민주주의 패러다임을 확립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송주명 후보도 4일 KBS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정 후보가 추진한) 9시 등교와 석식 폐지, 야간자율학습 폐지 등은 학교가 자율권을 가지고 결정한 게 아니라 위에서부터 만들어진 것"이라며 "교육현장에서 교육하는 사람은 민주적이어야 하는데, 이재정 후보는 구시대적 정치를 보여준 게 아닌가"라고 강공을 펼쳤다.

    배종수 후보 측은 "야간자율학습은 야간에 공부할 장소를 제공해 사교육 대신 자기주도학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며 "학교별로 충분한 토의를 거쳐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복 후보 측은 "김현복 후보의 '삼시세끼 무상급식' 공약에 따라 원칙적으로 전면 허용하고 희망에 따라 실시할 생각"이라며 "진보교육감이 추진한 9시 등교와 석식 폐지 정책을 시정해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자임했다.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 관련 정책여론조사는 본지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3~4일 이틀에 걸쳐 실시했다.

    유무선 혼합 ARS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피조사자는 유선은 경기지역 1291개 국번을 대상으로 랜덤 생성, 무선은 010 번호 무선 RDD 방식으로 생성해 선정했다.

    응답률은 0.7%로 최종 822명이 응답했으며, 올해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셀가중 방식으로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p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