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56일만에 '사퇴 철회' 최고위 의결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거둬들여
  • ▲ '미투 폭로' 직후 밝혔던 국회의원 사퇴 의사를 철회하기로 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미투 폭로' 직후 밝혔던 국회의원 사퇴 의사를 철회하기로 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미투 폭로'로 국회의원 사퇴 의사를 밝혔던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최고위 의결을 이유로 이를 철회했다. 자유한국당은 '사퇴쇼' '현란한 이중플레이' '추문을 피해가는 비겁한 행동요령'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4일 오후 출입기자단에 발송한 메시지에서 "어제 지역구민 6539명이 뜻을 모아 의원직 사퇴 철회를 촉구했으며, 오늘 민주당 최고위에서도 사직을 철회하라는 권고가 있었다"며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하고 의정활동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0일 〈뉴스타파〉에서 민병두 의원으로부터 노래주점에서 강제 입맞춤을 당했다는 여성 사업가의 '미투 폭로' 보도가 나오자, 즉각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지 56일만의 일이다.

    의원이 사직하기 위해서는 본회의 의결이 필요하다는 국회법 제135조 1항 규정을 이용해 사직서만 국회의장 앞으로 제출한 채 두 달 가까이 시간을 보내다 결국 사의를 거둬들인 것이다. 민병두 의원은 "두 달치 세비는 전액 사회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 의결을 통해 민병두 의원의 의원직 복귀를 요구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 사직서를 제출한 민주당 양승조·박남춘·김경수 의원과 한국당 이철우 의원의 사퇴 의결을 위해 오는 14일 전에는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 때까지 민병두 의원의 사의를 철회시키지 않으면 함께 본회의에 부의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고위 의결이라는 형식으로 사퇴 철회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전에 최고위의 사퇴 철회 요구 의결이 있자마자, 오후에 기다렸다는 듯이 사퇴 철회 입장을 내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비판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병두 의원의 의원직 사퇴 철회에 대해 한국당은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쇼"였다며 "백장미 쇼에 이어 국회의원 사퇴 쇼까지 민주당은 진정한 쇼당"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당을 말리고 본인은 그만두겠다니 형님먼저 아우먼저 현란한 이중플레이는 손발도 척척 맞는다"며 "민병두 의원은 '일단 피하고 보라'는, 추문을 피해가는 국회의원의 비겁한 행동요령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