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온한 한끼 식사조차 불가능한 풍비박산 가정의 '화목한 가족' 코스프레 작전이 펼쳐진다.

    배우 배두나 어머니 김화영과 이청아 아버지 이승철이 부부 호흡을 맞추는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연출 조연호)가 10일부터 5월 13일까지 대학로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보기만 해도 으르렁 거리는 이혼한 부부, 늦은 나이에 록커를 꿈꾸는 아들, 환경 걱정에 핸드폰 살 생각 없다며 "급하면 편지를 하라"는 큰딸이 막내딸의 긴급연락을 받고 한 자리에 모인다. 

    막내딸은 "특별한 손님이 온다. 제발 화목한 가족인 척 해달라"며 신신당부한다. 그 특별한 손님은 결혼을 약속한 남자이다. 하지만 늘 그랬듯 가족은 귀 닫고 입만 열어 자기 얘기만 한다. 

    '특별한 저녁식사'는 해체된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남들에겐 평범한 식사 시간이 이 가족에게는 쉽지 않다. 막내딸이 차려놓은 밥상 앞에서 티격태격하던 가족은 결국 서로를 위한 말 한마디에서 눈 녹듯 화해가 시작된다.

    종종 서로 상처도 주지만 결정적일 때 힘이 돼주는 게 가족이다. 예전에는 친척들도, 배우자의 가족도 전부 내 가족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 몇십 년간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는 소가족·핵가족화란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김화영은 "핵가족이 많은 현대사회에서 같이 밥을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가족들이 가끔이라도 만나 밥을 함께 먹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관객들이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화영은 그 동안 연극 '나는 꽃이 싫다', '타클라마칸', '그녀가 돌아왔다', '유리동물원' 등에 출연했다. 김화영의 딸 배두나는 10일 개막에 앞서 공연장을 직접 찾아 어머니를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김화영은 "딸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받는다. '잘 하고 있느냐, 괜찮냐' 등의 좋은 문자 메시지도 많이 보내준다. 드라마 '킹덤'을 힘들게 촬영하고 있는데 오히려 제가 연극한다는 핑계로 위로를 많이 받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연극 '갈매기', '리어외전' 등 주로 대작에서 활약한 '아버지' 역의 이승철은 "대학로를 오랫동안 떠나 수원에 있는 극단에서 활동하다 작년에 돌아왔다. 딸(이청아)이 아주 좋아하더라. 고향 같은 곳에서 마음껏 연기를 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