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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6일 퇴임사에서 "자유가 붙지 않는 민주주의는 가짜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고 연맹 모두가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일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장충로 자유총연맹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북한도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우리는 민주주의에 반드시 '자유'를 붙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퇴임식에는 자유총연맹 임원 및 각 지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김 총재의 약력 소개, 재직기념패, 꽃다발 증정, 퇴임사 순서로 진행됐다.
김경재 총재는 보수우파 진영을 향해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현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에 보수세력들이 많은 불만을 가지는 것도 알지만 문 정부도 현재 굉장히 어려운 상태에서 남북 자세에 임하는 것"이라며 "집권자의 노력을 비판할 건 해야 하지만 이해할 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남북 대화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는 못했다. 김 총재는 "이번 남북 대화마저 실패할 경우 한반도에는 걷잡을 수 없는 전쟁의 암운이 다가온다"며 "자유총연맹 회원 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국제정치학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취임한 그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1년여의 잔여 임기를 남기고 물러난 김 총재는 "사실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구형이 예정돼 있던 작년 11월쯤 물러날까 했는데 공교롭게 올해로 넘겨졌다"며 "이 부분은 김부겸 장관과 충분히 상의가 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강조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외부 압력설'은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확실하게 밝히고 싶은 건 퇴임에 있어서 외부의 압력은 없었고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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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총재는 자신이 특별채용 및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2016년 총재직에 취임한 후 단 한번도 부끄러운 일은 한 적 없고 재정에 그 어떤 손실을 가져오게 한 적도 없다"며 떳떳함을 강조했다.
지난해 자유총연맹에서 중도사직한 윤 모 전 사무총장은 "청와대 압박으로 밀려났다"며 퇴직과 동시에 전별금 7,000여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이는 곧바로 논란이 번졌다.
이와 관련해 김 총재는 "당초 윤 모 총장에게 1년 정도의 임기를 공약했고 실제 그가 연맹에 기여한 부분도 있어 기존 임기보다 5개월의 임기를 더 줬다"며 "여기에서 연맹 다른 한 간부가 받지 않겠다고 한 활동비를 대신 윤 모 총장에게 지급한 것인데 이것이 과거 선거에서 나와 대립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고 했다.
김경재 총재는 'DJ의 남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해 줄곧 민주당에 몸 담아오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 대통령 홍보특보를 지냈다.
김 총재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가 '김대중을 배신했다'는 표현이다. 그런데 나는 단 한번도 김대중을 배신한 적 없으며, 동일한 영역의 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자유총연맹은 관변단체이기 때문에 정권이 들어서면 좋든 싫든 어울리는 게 불가피하다"며 "정권에 찬성할 때는 찬성하고 반대할 땐 반대해야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경재 총재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원 정치학 박사를 수료한 뒤, 제15~16대 국회의원(1996~2004), 박근혜 대선후보 기획담당 특별보좌관(2012), 대통령 비서실 홍보특별보좌관(2015) 등을 거쳐 제16대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박정희와 김대중이 꿈꾸던 나라', '혁명과 우상' 등이 있다.
김 총재 퇴임 후 자유총연맹은 당분간 이세창 부총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후임 제 17대 신임 총재는 향후 이사회 총재후보자추천위원회 발족 의결 후 후보 추천을 거쳐 임시총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