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자유총연맹 총재 퇴임식서 "난 김대중도, 박근혜도 배신하지 않아" 화합 정신 강조
  • ▲ 6일 서울 장충로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회관에서 김경재 총재가 퇴임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 6일 서울 장충로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회관에서 김경재 총재가 퇴임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6일 퇴임사에서 "자유가 붙지 않는 민주주의는 가짜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고 연맹 모두가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일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장충로 자유총연맹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북한도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우리는 민주주의에 반드시 '자유'를 붙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퇴임식에는 자유총연맹 임원 및 각 지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김 총재의 약력 소개, 재직기념패, 꽃다발 증정, 퇴임사 순서로 진행됐다.

    김경재 총재는 보수우파 진영을 향해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현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에 보수세력들이 많은 불만을 가지는 것도 알지만 문 정부도 현재 굉장히 어려운 상태에서 남북 자세에 임하는 것"이라며 "집권자의 노력을 비판할 건 해야 하지만 이해할 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남북 대화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는 못했다. 김 총재는 "이번 남북 대화마저 실패할 경우 한반도에는 걷잡을 수 없는 전쟁의 암운이 다가온다"며 "자유총연맹 회원 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국제정치학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취임한 그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1년여의 잔여 임기를 남기고 물러난 김 총재는 "사실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구형이 예정돼 있던 작년 11월쯤 물러날까 했는데 공교롭게 올해로 넘겨졌다"며 "이 부분은 김부겸 장관과 충분히 상의가 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강조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외부 압력설'은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확실하게 밝히고 싶은 건 퇴임에 있어서 외부의 압력은 없었고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 ▲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6일 퇴임식을 열고 퇴임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6일 퇴임식을 열고 퇴임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김경재 총재는 자신이 특별채용 및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2016년 총재직에 취임한 후 단 한번도 부끄러운 일은 한 적 없고 재정에 그 어떤 손실을 가져오게 한 적도 없다"며 떳떳함을 강조했다.

    지난해 자유총연맹에서 중도사직한 윤 모 전 사무총장은 "청와대 압박으로 밀려났다"며 퇴직과 동시에 전별금 7,000여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이는 곧바로 논란이 번졌다.

    이와 관련해 김 총재는 "당초 윤 모 총장에게 1년 정도의 임기를 공약했고 실제 그가 연맹에 기여한 부분도 있어 기존 임기보다 5개월의 임기를 더 줬다"며 "여기에서 연맹 다른 한 간부가 받지 않겠다고 한 활동비를 대신 윤 모 총장에게 지급한 것인데 이것이 과거 선거에서 나와 대립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고 했다.

    김경재 총재는 'DJ의 남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해 줄곧 민주당에 몸 담아오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 대통령 홍보특보를 지냈다.

    김 총재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가 '김대중을 배신했다'는 표현이다. 그런데 나는 단 한번도 김대중을 배신한 적 없으며, 동일한 영역의 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자유총연맹은 관변단체이기 때문에 정권이 들어서면 좋든 싫든 어울리는 게 불가피하다"며 "정권에 찬성할 때는 찬성하고 반대할 땐 반대해야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경재 총재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원 정치학 박사를 수료한 뒤, 제15~16대 국회의원(1996~2004), 박근혜 대선후보 기획담당 특별보좌관(2012), 대통령 비서실 홍보특별보좌관(2015) 등을 거쳐 제16대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박정희와 김대중이 꿈꾸던 나라', '혁명과 우상' 등이 있다.

    김 총재 퇴임 후 자유총연맹은 당분간 이세창 부총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후임 제 17대 신임 총재는 향후 이사회 총재후보자추천위원회 발족 의결 후 후보 추천을 거쳐 임시총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