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일제히 비판 "北 무례에 끌려 다녀선 안 돼… 믿지 못할 집단에 평화 구걸"
  • ▲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2일 오전 예술단 공연 사전점검을 위해 서울역에서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2일 오전 예술단 공연 사전점검을 위해 서울역에서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북한이 내달 4일 예정된 금강산 남북 합동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29일 저녁에 통보하자,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모습에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북한은 우리 측에 통보하면서 "남측 언론들이 우리가 취하고 있는 진정어린 조치를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우리 내부의 경축 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은 30일 논평을 통해 "북한의 약속파기와 제멋대로 행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어차피 깨질 평화이고 약속들이라면 빨리 깨지는 것이 낫다"고 했다.

    장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문제는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집단에게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평화를 구걸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언론보도까지 통제하려는 북한의 간악한 모습을 보고도 평화 운운하는 것 자체가 환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파기하는 오만방자한 북한의 체제선전에 판을 깔아주는 것이 진정 평화올림픽이냐"며 "미국의 독자재제 대상까지 위반해 가며 북한에 경유 1만L를 싸 짊어지고 가는 것이 진정 평양올림픽이 아니냐"고 일갈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는 북한의 오락가락 행보에 단호한 태도로 임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의 말조차 꺼내보지 못한 채 북한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한심하다"며 "정부는 더 이상 북한의 이러한 무례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북한은 합의된 행사를 당초대로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바른정당 권성주 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에서 북한의 공연 취소 통보에 대해 "국민들과 주변 우려에도 정주고 마음주고 사랑도 주더니 한밤중 날아온 이별통보"라고 비꼬면서 "평화 최면에 빠진 정부의 짝사랑에 대한민국 자존심만 만신창이 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권 대변인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걸 얼마나 더 속고 속아야 알겠는냐"고 반문한 뒤 "금강산도 이제 올림픽 식(式)후경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어제 밤 북한의 금강산 공연 취소 통보는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남북이 어려운 여건과 환경 하에 있지만 평화로 가는 소중한 합의의 발걸음을 멈춰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북한에 "합의는 남한의 언론과 한 게 아니"라며 "진짜 속내는 알 수 없으나, 남과 북의 양측의 정부가 한 합의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줬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