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진, 강규형 이사 해임조치에 항의..임시이사회 보이콧KBS공영노조 "언론노조가 요구하면 감사도 하고 해임도 하는 나라됐다"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전날 의결한 강규형 KBS 이사의 해임건의안을 재가, 사실상 KBS 경영진 교체의 단초를 제공한 가운데, 이인호(사진) 이사장을 포함한 KBS 이사 5명이 이번 해임조치에 반대하는 뜻으로 임시이사회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귀추가 주목된다.

    이인호 KBS이사장을 비롯한 5명의 KBS이사들(이인호, 변석찬, 조우석, 이원일, 차기환)은 29일 공동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가 법으로 보장돼 있는 KBS 강규형 이사에 대한 방통위의 해임조치 건의를 재가하는 전대미문의 조치를 28일 취했다"며 "이로써 KBS의 이사장과 사장까지 해임시킬 수 있는 길을 터 놓았고 이 정권의 방송장악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KBS이사진은 "이제 MBC에 이어 KBS까지 정권과 결탁한 세력의 전유물이 될 위험에 놓이게 됐고 대한민국 국민의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누가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에 대통령에게 엄중히 항의하고 국민에게 분명히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우리 5인 이사들은 오늘 29일로 예정됐던 임시 이사회를 불참, 이사회를 파행시키기로 전원 결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KBS이사진에 이어 KBS 3노조(이하 KBS공영노조) 역시 28일 배포한 성명을 통해 강규형 KBS이사에 대한 전격적인 해임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KBS공영노조는 "강규형 이사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를 조롱하고 법인카드 사용 관련 고발자를 괴롭혔다는 내용이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놓은 해임 사유에 포함돼 있었다"며 "언론노조가 강 이사를 학교에까지 찾아다니며 시위하고 괴롭혔으면서 오히려 강 이사가 노조를 괴롭혔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KBS공영노조는 "KBS의 법률대리인 일을 맡고 있어 제척사유에 해당하는 변호사가 사전 통고 없이 청문을 주재하고, 강규형 이사에게 '똑바로 앉으라'고 말하는 등, 지극히 고압적이고 편향적인 청문이 진행됐었다"고 밝히며 "방통위의 해임건의 결정은 마치 사슴을 가리키며 말(馬)이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질타했다.

    KBS공영노조는 MBC에 이어 KBS까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경찰과 검찰, 노동부와 감사원, 방통위 등 국가기관이 총동원 된 사실을 지적하며 "체면이나 최소한의 양심은 찾아볼 수도 없고, 오로지 방송장악에만 혈안이 된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비꼬는 한편 "언론노조가 요구하면 감사도 하고, 수사도 하고, 해임까지 결정하는 나라가 됐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