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식출마선언 "나를 희생해 단일화에 참여하는 것도 커다란 의미"
  • ▲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내달 12일 치러질 예정인 원내대표 경선에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내달 12일 치러질 예정인 원내대표 경선에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하는 원내대표 경선 날짜가 내달 12일로 확정되면서, 차기 원내대표를 노리는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선교 의원이 첫 공식 출마선언을 했는데, 2주 간의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의 시작과 비홍(비홍준표) 단일화의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총성'을 울렸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28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일을 내달 12일 오후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4선 중진의 한선교 의원이 첫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향후 2주 간의 경선 레이스의 총성을 울렸다.

    이날 출마선언에서 한선교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의 명분을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私黨化) 저지에서 찾았다.

    한선교 의원은 "어제(27일) 홍준표 대표의 (고름) 발언은 한국당이 광기어린 1인 독재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닌지 내 가슴을 눌러내렸다"며 "홍준표의 사당화를 막고 모든 의원들의 뜻을 모아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선교 의원은 "대표가 됐으면 양쪽을 다 어울러서 포용력 있게 나아갈 줄 알았는데, 자신의 사당화와 독재를 위해 특정 계파에 몸이 건너가 있어 실망스럽다"며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홍준표 대표에 저항하고 싸울 수 있는 원내대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홍준표 대표가 미는 후보와 나머지 후보들 간의 접촉 더 나아가서는 단일화까지 여러 가지 행동이 있지 않겠느냐"며 "나를 희생해서 단일화에 참여하는 것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내다봤다.

    출마 의의를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 저지'에서 찾은 이상 '비홍 단일화'를 모색하는 것은 필연적인 정치적 수순일 수밖에 없다.

  • ▲ 자유한국당 친박계 원내대표 유력주자인 유기준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친박계 원내대표 유력주자인 유기준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한선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한 홍준표 대표의 '저격'을 받은 이주영 의원을 포함한 모든 비홍 진영의 후보단일화를 긍정하는 자세를 보였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내 개명(改名) 절차에 대해서 헛소문이 많다"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어느 분이 자기가 내 이름을 개명해줬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라고, 비홍비박(非洪非朴) 진영의 '제3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주영 의원을 '저격'했다.

    이와 관련해 한선교 의원은 "그동안 다들 그렇게 (이주영 의원이 개명을 권유하고 도와준 것으로) 알고 있었고, 여러 해 동안 여러 번 이야기가 나왔는데 (홍준표 대표가) 아뭇 소리도 안하지 않았느냐"며 "비겁한 행동"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처럼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 구도로 전개될 줄 알았던 원내대표 경선이 시작 총성부터 친홍 대 비홍 구도로 뒤엎어질 조짐을 보이자, 비홍이라는 큰 범주 안에 갑자기 포섭되게 된 친박계 원내대표 주자들의 발걸음도 기민해지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홍문종 의원의 토론회에 참석해 축하를 건넸다. 토론회 전부터 입구 근처에서 따로 인사를 나눴던 유기준 의원은, 토론회가 시작된 뒤에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 홍문종 의원의 자리까지 다가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친박계의 유력 원내대표 후보로 꼽히는 유기준·홍문종 두 의원은 지난 23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만나 40여 분간 독대하며 후보단일화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유기준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서로 단일화에 대한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홍 단일화가 향후 2주간 2단계·3단계의 형태로 순차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고, 막판에 임박해 '원샷 단일화'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