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역주의 경계 "지역 출신 뽑는다는 식이면 대한민국 풍비박산"
  • ▲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인 홍준표 후보가 정식으로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첫 행보로 10일 오후 경북 상주를 찾아 이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원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인 홍준표 후보가 정식으로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첫 행보로 10일 오후 경북 상주를 찾아 이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원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공직선거법상 선거중립의무로부터 풀려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드디어 경북 상주를 찾아 이 지역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같은 당 김재원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다.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는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치러지는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로 그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대권 도전 결단을 앞두고 '동남풍'을 찾을 정도로 대구·경북(TK) 민심에 민감한 홍준표 후보의 입장에서는 벌써 여러 번 찾았어도 부족할 지경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벌써 두 차례나 이 지역을 찾아 지원유세를 펼쳤고, 공식선거운동기간 마지막날인 11일에도 방문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이미 상주를 찾았다. 이에 비하면 홍준표 후보는 제대로 된 지원유세를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이유는 경남도지사직 때문이다. 현직 도지사라 공선법상 선거중립의무를 진다. 누구를 당선시켜달라, 지지해달라고 호소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자신도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던 홍준표 지사는 9일 밤 11시 57분 도지사를 사퇴한 뒤, 10일 오전 퇴임식을 하자마자 상주를 찾았다. 대통령 예비후보가 된 뒤, 가장 먼저 첫 대외 일정으로 상주부터 찾은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지원유세를 하고 싶었는지를 읽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후 상주 서문사거리에서 열린 지원유세에서 "대통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나서 제일 먼저 달려온 곳이 상주"라며 "상주시민들이 김재원 수석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주면 상주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책임지고 일하겠다"고 일성을 내질렀다.

    아울러 "이 선거가 우리들로서는 정말 중요하다"며 "상주시민들이 김재원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주면 홍준표가 살고 우리 당이 산다"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가 공식적으로 뜬 만큼 지원유세는 활기를 띄었다. 전날 같은 장소에 지원유세를 왔던 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어제(9일) 나하고 김재원이만 해서 쓸쓸하게 유세했는데, 대선 후보가 오니까 좋으네"라고 하루 만에 느낀 격세지감을 전했다.

  • ▲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인 홍준표 후보가 정식으로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첫 행보로 10일 오후 경북 상주를 찾아 이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원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인 홍준표 후보가 정식으로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첫 행보로 10일 오후 경북 상주를 찾아 이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원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그간 한국당에서는 강석호 전 최고위원, 유기준 의원 등이 상주·군위·의성·청송에 지원유세를 왔다.

    또, 전날 청송시장에는 한국당의 대선기획단장인 이주영 의원이 지원유세를 오기도 했다. 이주영 의원은 홍준표 후보가 청주지검 초임검사였던 시절부터 청주지법 판사를 지내며 깊이 알고 지낸 사이다. 당시 '홍판표'였던 이름을 홍준표로 개명해줘 관운이 트이게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홍준표 후보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친박들의 극심한 견제를 받을 때, 일관되게 지지해주고 지원해준 '의리의 사나이'이자 정치적 동지 관계다. 이러한 이주영 의원이 지원유세를 나왔다는 것은 홍준표 후보가 얼마나 이 선거를 중히 여기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비록 그간 지원유세는 오지 못했지만 선거 관련 보고는 끊임없이 받은 듯, 홍준표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판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는 한국당 김재원 후보가 우세한 형국이었지만, 지난 6일 상주 출신 무소속 후보 2인이 전격 단일화를 단행하면서 각축전 구도로 접어들었다. 특히 7일에는 한국당 소속 상주시의원 8인이 집단 탈당하면서 무소속 성윤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선거 구도가 급속히 소지역주의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상주와 의성·군위·청송이 한 선거구로 이렇게 되다보니, 지역대결로 선거가 흘러가고 있다"며 "국회의원은 4개 시·군의 책임자인데 어느 군(郡) 출신이라고 해서 뽑아주는 것은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지역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누가 상주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가를 보고 판단해서 투표해주길 바란다"며 "영호남이 이래 갈려 있는데 자기 지역 출신 사람을 뽑겠다는 식으로 선거를 하면 대한민국은 풍비박산 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