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지원유세 이면에는 홍준표 대선 국면 전환 노림수
  • ▲ 자유한국당의 대선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이주영 의원이 9일 오전 경북 청송을 찾아 4·12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같은당 김재원 후보를 지원했다. ⓒ청송(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의 대선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이주영 의원이 9일 오전 경북 청송을 찾아 4·12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같은당 김재원 후보를 지원했다. ⓒ청송(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를 '대선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자유한국당의 총력전이 화려한 지원 유세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의성장날에 강석호 전 최고위원, 지난 7일 상주장날에 유기준 의원이 방문한데 이어, 9일에는 당의 대선 전략을 기획하는 5선의 이주영 의원이 경북 청송을 찾아 김재원 후보를 지원했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장날을 맞은 경북 청송시장을 찾아 유세차량에 올라 "김재원 후보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대학 후배(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인데, 정말 이 김재원이가 '진국'"이라며 "우리 청송을 발전시킬 후보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연설을 경청하던 선거운동원들과 청중들이 "김재원"을 연호하자, 이주영 의원은 흐뭇한 표정으로 "역시 청송군민 여러분들은 똑똑하시다"며 "잘 아신다, 잘 아셔"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청송이 좀 멀리 떨어져서 낙후한 지역으로 알려졌는데, 힘있는 3선의 국회의원을 여러분들이 키워서 자유한국당의 큰 인재로 만들어주면, 청송이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에 일이 있어 가던 중에 잠시 들렀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지만, 당의 대선기획단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5선 중진의 이주영 의원이 인구 5000명의 청송읍에까지 나타난 것은 범상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선 국면이 문재인~안철수 양강 대결 구도로 짜여져가면서, 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후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설문해 7일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대구·경북 권역에서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4%로 국민의당 안철수(38%)·바른정당 유승민(15%)·더불어민주당 문재인(15%) 후보에 이어 4위에 그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마디로 문재인 후보를 홍준표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는 모습이 TK에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 현상이다.

  • ▲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제정책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의원이 9일 오후 경북 상주를 찾아 4·12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같은당 김재원 후보를 지원했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제정책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의원이 9일 오후 경북 상주를 찾아 4·12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같은당 김재원 후보를 지원했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때마침 이 권역에서 벌어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한국당이 아직 살아있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선을 기획해야 할 이주영 의원이 재선거 현장에 직접 뛰어든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의 고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래대로라면 홍준표 후보가 직접 나서야 마땅했겠지만 공직선거법상 단체장의 선거중립의무로 인해 꼼짝할 수 없는 만큼, 홍준표 후보와의 오랜 인연으로 '정치적 동지'로 여겨지는 이주영 의원이 온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연설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이 일부 감지됐다.

    이주영 의원은 전날 홍준표 후보와 만났다며 "4월 12일 청송에서 김재원 후보를 당선시키면, 그 여세를 몰아서 TK가 움직이고, TK가 움직이면 전국의 보수 세력들이 똘똘 뭉쳐 5월 9일 나라를 반듯하게 세워나갈 홍준표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4월 12일 김재원이를 당선시켜놓으면, 홍준표 후보가 TK에서 중심에 서면서 대한민국을 지킬 '홍준표 대통령'이 만들어진다"며 "김재원이에게 꼭 3선 의원이라는 큰힘을 실어주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같은날 오후에 상주 서문사거리에서 열린 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집중유세에는 당의 대선후보 경제정책자문단장인 김광림 의원이 출동했다.

    김광림 의원도 "홍준표 후보가 오늘 밤 12시에 사표를 내고, 내일 바로 첫 일정지로 이곳 상주를 방문한다"며 "홍준표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의 첫발을 이곳 상주에서 김재원 후보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려드린다"고 '지원폭격'에 가세했다.

    아울러 "4월 12일 개표가 끝났을 때, 상주시민 여러분이 김재원 후보를 월등한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로 당선시켜서 서울로 보내준다면, 우리 모두 모시고 경북의 발전, 상주의 발전을 함께 하도록 하겠다"며 "압도적인 지지율로 만들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