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이재명 "박근혜 헌법불복" 맹비난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결정에 불복했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민 전 대변인은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대국민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어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매듭지었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가 끝나자 민주당 세 대권 주자들은 앞다퉈 "헌법 불복"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 볼복하는가"라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결정에 불복한다면 국기문란 사태"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모든 결과를 안고 가겠다'면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말해 헌재 판결에 흠결이라도 있는 듯 이 언급했다"며 "국정농단과 헌법유린으로 훼손된 국격과 상처받은 국민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안 후보 측 박수현 대변인도 "박 전 대통령이 불행해진 이유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탄핵이 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음에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 대변인실 역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은 헌재의 결정이 진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고 자신은 헌재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명백히 선언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끝까지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대한민국을 몰아 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 세 후보들의 입장문은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무시함은 물론,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밤 여권의 한 인사는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말로만 '국민통합'을 외치는 것 같다"며 "탄핵 기각을 외치던 세력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정세력의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멈추고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