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방송에 출연 "어느 세력인지 모르지만, 돈 지원한다"… 배후에 대해선 침묵
  • ▲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이 2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제기한 태극기집회 자금지원 의혹에 고소 및 집단 소송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탄기국 정광용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박지원 대표는 순수한 국민의 성금을 모독했으므로 형사고소는 물론, 집단 소송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박지원 대표는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태극기집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으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태극기집회 당일에 첫 번째 했을 때 2억이 모금됐고, 두 번째 집회할 때는 4억이 모금됐다"고 말했다.

    박지원 대표는 태극기집회에 대해 '누군가 뒤에서 일사불란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는 진행자의 질문에 "(컨트롤타워가)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세력인가 모르지만 돈을 지원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렇기에 버스 동원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라남도에서도 고엽제 200명에게 버스로 올라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면서 "이런 것들이 전국적으로 자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게 과연 민의의 반로(返路)인지 아직도 관제의 반로인지 그게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태극기집회를 지원하는 배후에 대해선 "지금 얘기하면 저도 당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 '가짜뉴스'의 상당수는 그 출처를 증명할 수 없는 익명의 제보자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박지원 대표가 제기한 자금의혹 역시 출처가 '태극기집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인데다 공개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 무분별한 '음모론'이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 탄기국 정광용 대변인은 "우선 모금 금액부터 틀렸다"라며 정면 반박했다.

    정광용 대변인은 "탄기국(박사모)은 모금과 결산을 모두 공개한다"라며 "또한 너무 투명하게 운영되므로 박지원은 틀렸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정광용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지원 대표가 언급한 2억, 4억원은 10회차 넘어갔을 때 얘기"라며 "모금이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태극기집회가 불붙고 본격화된 최근에 한번 그 정도 금액이 들어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탄기국에 따르면 태극기집회 초반이었던 지난해 11월 총 모금액은 1억여 원으로 박지원 대표가 말한 1차 집회 모금액 2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정광용 대변인은 또한 '컨트롤타워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태극기 집회 모금 과정에 그런 세력은 없다"면서 "설사 그런 제의가 있다고 해도 거절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딱 한 번 거액의 재산가로부터 후원을 제안받았을 때, 저는 '이러면 다 죽습니다. 성의는 고맙지만 거절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탄기국의 소송 대응에 대해 박지원 대표 측은 "특별한 반응을 하지 않겠다"며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탄기국 측은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을 상대로 "순수한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단체를, 최순실의 돈을 받아 움직이는 곳처럼 만들었다"며 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하 의원이 지난해 12월 29일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에 출연해 "태극기 집회 사람들이 최순실 돈 받고 나왔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지난 1월 2일 페이스북에 "맞불집회 참가자들이 최순실의 돈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당시 하 의원의 방송 출연 발언이다.

    "맞불집회 참석 숫자가 점점 늘고 있다. 이들은 태블릿PC 입수경위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최순실씨나 이경재변호사의 주장과 같다. 대통령과 최순실을 정점으로 한 친박세력이 정치적 생명을 유지,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친박은) 자기들끼리 뭉쳐서 자체 정치세력을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으며, 이걸 할 수 있는 돈줄은 최순실과 정윤회에게 있다. 집회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나오면서, 많은 자금이 집행되고 있는 것 같다. 특검이 이 점을 수사해야 한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이에 대해 탄기국 측은 "(하태경 의원)개인의 프라이버시기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하태경 의원 전 재산 보다 많은 돈을 (가압류)신청했다"고 했다. 

    또 하태경 의원실 관계자는 "탄기국 측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어 의원실 차원에서 할 말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이 태극기집회를 향해 '관제 데모'라고 의혹을 제기하기에 앞서 야당 역시 지난해 촛불집회를 위해 경쟁적으로 당비를 사용하고 당원을 동원했던 것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당시 국민의당 김영환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우리 당이 장외투쟁에 나서서 당원을 동원하고 전세버스를 동원하고, 동이 나서 전세버스를 얻을 수 없다는 말을 한다"라며 "국고를 그런 곳에 써서는 안 된다. 동원되는 대중이 아니라 민의가 그대로 반영되는 그런 현장이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박지원 대표가 출연한 김어준의뉴스공장을 비롯해 TBS라디오 방송의 전반적인 편향성도 논란이다.

    TBS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교통정보나 기상예보를 중심으로 하는 방송매체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시사 부문을 집중 강화하며 좌파 편향성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현재 TBS는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이나 정봉주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또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출신인 김종배의 시사 프로그램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