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친인척이 공적 영역에 개입해서 문제 일으키는 일 없을 것"
  • ▲ 이재명 성남시장. ⓒ정상윤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 ⓒ정상윤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형수 욕설' 파문에 대해 "친형이 (성남)시정에 개입하려 해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14일 밤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서 '대통령 지원자'로 출연해 "소위 (친형의 시정 개입은) 적당히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 선택이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시장이 이같이 답한 배경에는 '형수 욕설' 논란을 묻는 면접관의 질문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시장의 '형수 욕설' 논란은 인터넷 상에서 녹음파일이 공개된 뒤 거센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계속해서 "내가 한 가지는 약속할 수 있다. 공직을 사적으로 남용하거나 사적 인연, 특히 친인척이 공적 영역에 개입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이 시장은 친형 가족과 완전히 결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시장이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 '청렴성'을 강조한 배경을 두고 강자를 쓰러트리기 위한 '육참골단'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육참골단은 '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의 성어다.

    이재명 시장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청렴성을 부각하자 정치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더불어민주당의 선두 잠룡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영입인사 비리에 대해 선긋기 행보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캠프로 '참군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영입했다. 그러나 전인범 전 사령관이 자신의 아내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법정구속되는 등 잦은 논란에 휘말리자 문 전 대표는 "전인범 장군의 부인을 영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회피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 논란은 전인범 전 사령관에 그치지 않는다. 잦은 구설수를 일으킨 정치인을 자신의 캠프에 버젓이 합류시킨 것. 19대 국회 당시 '시집 강매' 논란으로 20대 국회 공천을 받지 못한 노영민 전 의원이 그렇다. 노 전 의원은 문재인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작년 4·13총선 1호 영입인사인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마찬가지다. 표 의원은 '막말'과 '대통령 누드화' 논란으로 여론의 빈축을 샀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 내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여성의 나체 그림과 합성한 작품 '더러운 잠'을 전시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시민 약 1000명은 표 의원 제명 요구 서한을 국회에 전달했다.

    표창원 의원의 막말도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표 의원은 작년 말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인권콘퍼러스'에 참석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기독교가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제기했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표 의원은 기독교 비하(卑下)와 함께 '동성애·포르노' 합법화 찬성 발언을 던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동성애 반대 목사들을 '나치·살인마'에 비유하고, 8만원만 내면 스토킹을 해도 된다는 식의 주장을 펴왔다.

    측근 비리가 난무하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현 상황은, 친형과의 의절을 끊으면서 '청렴성'을 택한 이재명 시장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문 전 대표 측근들의 전과 상 제2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편, 이재명판 육참골단이 향후 민주당 경선에서 '언더독(승리 확률이 적은 선수)의 반란'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