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야권연대' 부채질하는 진짜 속내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한차례 불발된 야권연대를 강하게 피력했다.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창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권을 창출해도 '식물정부'로 전락한다는 게 이재명 시장의 주장이다. 다만 야권연대의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현실을 반영할 때, 이재명 시장의 발언은 더 큰 혼란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시장은 7일 밤 MBC 특별대담 '대선주자를 검증한다'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은 혼자 싸우면 집권해도 소수 세력이 된다. 국민 입장에선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큰 차이가 없다"며 "무슨수를 써도 야권연대를 반드시 이뤄서 국민이 원하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야권연대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결선투표제 도입'을 언급했다. 다른 야당들과의 연대를 통해 경선을 치르고, 연대 세력 간 역할을 분배해 국정을 수행하자는 얘기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은 각자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실정이다. 이 시장의 야권연대 바램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이 재차 야권연대를 언급한 데는 다른 속내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 안팎에선 이 시장이 야권연대 불씨를 살려 대권지형의 지각변동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또 이 시장이 언급한 야권연대는 야권에서 그동안 관행처럼 해온 후보 단일화와 차이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별대담 당시 이 시장의 검증 패널로 나온 홍성걸 국민대학교 교수는 이같은 질문을 던졌고, 이 시장은 "(야권 주자 간) 신뢰감이 쌓인다면 달라질 수 있다"며 회피성 발언을 던졌다.

특별대담 당시 '안보' 검증 부분에서 이재명 시장은 보수 안보 악용론을 언급했다.

이 시장은 "보수집단은 안보를 악용했지, 안보를 제대로 하는 집단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기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선거 이기겠다고 북한에 돈 줄테니까 휴전선서 총격전 해달라고 하는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보수집단은) 엄청난 방위 비리를 저지르기도 하고, 대개 군대를 안 갔다 온 사람이다. 보수가 안보에 유능하고 진보가 무능하단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성걸 교수는 "군 방산 비리 등의 문제가 진보정권엔 없었는가"라고 역설하자, 이 시장은 "정책은 다양하게 구사해야 한다. (현 정부가 행한) 개성공단 폐쇄 등 과격한 조치로는 (안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질을 흐렸다.

이재명 시장은 '사드배치' 사안에 대해서도 빈틈을 보였다. 이 시장은 사드 문제를 외교 분야와 연관시켜 자주적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뿐, 북핵을 막기 위한 새로운 대안 등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사드배치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외교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돌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미국과의 합의 뒤집을 수 있느냐 말들 한다. 다른 대안 만들고 설득해서라도 철회시켜야 한다. 그게 국가 지도자의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성걸 교수가 '현재 군 무기로 북핵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 아니냐'고 역설했고, 이 시장은 "(사드배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많다"며 "안보는 평화 지키기 위한 것이다. 무기를 개발하는 게 아니다"라고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