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2016년 마지막 작품, 12월 3~2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
  • 세계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작품은 4세기 지난 지금도 발레,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며 무대 위에 건재하다. 2014년은 셰익스피어의 탄생 450주년이었으며, 올해는 서거 40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들이 국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국립극단이 2016년을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초기 희극 '실수연발'을 오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의 대미를 장식할 '실수연발'은 1777행의 짧은 글 안에 슬랩스틱과 언어유희로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지난 2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7편의 셰익스피어 작품을 선보였다. 위로와 쉼이 필요한 사회적 상황에서 '실수연발'은 순수한 희극으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위안을 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셰익스피어의 죽음을 비극처럼 슬퍼하며 받아들이기보다 수많은 희곡을 우리에게 남겨준 셰익스피어와 함께 축제를 즐기는 기분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 (왼쪽부터)김윤철 예술감독, 연출 서충식-남긍호
    ▲ (왼쪽부터)김윤철 예술감독, 연출 서충식-남긍호
    '실수연발'은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 안티포러스 형제와 그들의 쌍둥이 하인 드로미오를 중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엉뚱한 상황과 오해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쌍둥이 주인과 하인이 겪는 해프닝은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타인에 의해 좌우되는 인간의 정체성과 신뢰 관계에 대한 문제를 짚어내며 인간성의 재발견을 시도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1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국립극단 시즌단원 18명이 총출동해 완벽한 앙상블을 이뤄낸다. 코미디의 빠른 템포를 맞추기 위해 막간극을 10편 이상 사용했으며, 배우들이 공연 중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라이브 밴드로 등장해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흥겨운 느낌을 한껏 살린다.

    제대로 된 코미디를 선보이기 위해 상반기 '국물 있사옵니다'를 맛깔나게 살려 호평을 받은 서충식, 남긍호 콤비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국내 마임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의 남긍호 연출이 배우들의 움직임을 구성하고 세부적인 동선을 짰으며, 서충식 연출은 전체적인 드라마 구성과 텍스트 해석을 맡았다.

  • ▲ (왼쪽부터)김윤철 예술감독, 연출 서충식-남긍호
    남긍호 연출은 "작품 자체가 이름에서부터 정형화시켰다. 루시아나는 '빛', 아드리아나는 '어두운', 드로미오는 '달리다'라는 뜻이 이름에 담겨 있다"며 "몸으로 드러나는 코믹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티포러스 형제는 말, 드로미오 형제는 당나귀, 아드리아나 흑표범 등 배우들이 맡은 배역과 성격이 유사한 동물을 정했다"고 밝혔다.

    서충식 연출은 "쌍둥이들이 가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동과 언어적인 요소에 중점을 뒀다"면서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요즘, 잠시라도 힘들고 무거운 일상과 현실을 떠나 다른 세계, 다른 이야기를 경험하며 좋은 에너지를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 '실수연발'은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135분으로, 티켓가격은 2만~5만원이다. 4일과 11일 공연 종료 후에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마련돼 있다.

  • ▲ (왼쪽부터)김윤철 예술감독, 연출 서충식-남긍호
    [사진=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