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이 12월 17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 이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주인공 소녀 '클라라(마리)'의 꿈속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낭만을 이야기한다.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을 각색한 이 작품은 1891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발레음악의 대가 차이코프스키가 함께 구상했고, 이듬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했다.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자신의 이상향인 '성숙한 발레', '포인트 슈즈 예술'을 담은 '호두까기인형'을 발표했다. 그는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고전발레의 한계점이었던 스토리텔링의 취약성을 보완해 클래식 발레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호두까기인형'은 동화같은 이야기속에 화려한 테크닉과 아름다운 무대장치, 탁월한 작품해석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친숙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어우러진 결혼식 파드되는 물론 각 나라인형들의 춤, 꽃의 왈츠 등의 웅장한 군무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원작발레에서는 평면적인 인물로 묘사된 클라라(마리)의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를 극을 이끌어가는 화자로 설정했다. 드로셀마이어는 신비롭고 범상치 않는 마법을 가진 인물로 등장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대하게 키우고 각국 인형들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와이어에 의지해 무대를 날아다닌다.
나무 인형 대신 기마자세에 가까운 모습(발레 포지션 2번 그랑 플리에 자세)으로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하며, 24명의 발레리나가 출연하는 눈송이 왈츠는 2차원의 입체적인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국립발레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오케스트라 실황 반주로 공연해 생생한 클래식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반주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라이며, 지휘는 현재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상임지휘자인 제임스 터글이 맡는다. 또, 김종욱 국립발레단 음악감독이 18일 오후 6시, 25일 오후 2시 공연의 두 차례 지휘봉을 잡는다.
[사진=국립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