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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6월 숨겨져 있는 인터넷 도메인의 보안 취약성 등에 대해 설명하는 NSA국장 겸 사이버 사령부 사령관 마이클 로저스 제독. 그가 최근 한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국방부, 외교부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한다. ⓒ美국방부 공개사진
美사이버 전력과 감청 자산을 총괄 지휘·관리하는 고위급 인사가 한국을 비밀리에 방문했다. 마이클 로저스 美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해군 대장)이다.‘연합뉴스’ 등 국내 주요 언론들은 7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클 로저스 美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이 한국을 찾아 국방부, 외교부에서 당국자들과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들은 “마이클 로저스 국장은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한 양국 사이버 협력 문제를 평가하고, 미래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는 정부 소식통의 이야기를 인용 보도했다.
이와 함께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 美국방장관은 지난 10월 SCM에서 한미 동맹을 통해 사이버 공간을 통합하고 공동의 협력을 강화하는 연구를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면서 “한미 양국은 현재 가동 중인 국방 사이버 정책 실무협의회를 통해 연구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사이버 위협 대응능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언론들은 대부분 마이클 로저스 美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의 방한을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양국 간의 조치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마이클 로저스 국장이 미군 내에서 어떤 지위에 있는지를 안다면, 그의 비공식 방한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이클 로저스 국장이 이끄는 NSA는 UKUSA 동맹이 참여한 ‘파이브 아이’라는 첩보 프로그램의 주축이다. 인공위성과 각종 통신망에 대한 도·감청을 통해 주요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이 회원국이다. ‘파이브 아이’를 통해 생산하는 첩보는 다른 동맹국에게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마이클 로저스 국장이 맡은 사이버 사령부는 미국을 노리는 전 세계 해커를 막아내고, 대응 공격을 맡는 부대다.
美사이버 사령부는 냉전 시절 군사력 현대화 과정에서 해체됐던 美육군의 2군 사령부를 복원, 재창설한 육군 사이버 사령부, 2차 세계대전 당시 대잠전을 담당했던 해군의 제10함대를 부활시켜 만든 해군 사이버 함대 사령부, 인공위성 등을 담당하던 美공군 우주사령부 예하 제24공군을 주축으로 한 공군 사이버 사령부, 해병대 사이버 사령부 등을 총괄 지휘한다.
美사이버 사령부와 NSA는 사실상 전 세계의 온라인 세상을 무대로 보이지 않게 활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의 주요 적대 세력은 中인민해방군의 61398부대와 러시아 해커 부대, 北정찰총국의 사이버 전력 등이다.
이 같은 美사이버 사령부와 NSA의 총 책임자가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찾은 이유는 뭘까. 혹시 북한과 중국 관련 상황의 변화 때문은 아닐까. 최근 美‘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중국제 적외선 CCTV와 광케이블로 국경지대 경비초소 설비를 보강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DJ정권의 광범위하고 막대한 지원을 받으면서 인민군 통신시설의 상당 부분을 광케이블을 활용해 지중화 했다. 이 때문에 한미연합사의 대북 감청이 한동안 어려워지기도 했다.
북한이 수해피해 지역의 국경경비초소에 광케이블 통신망과 적외선 CCTV를 설치한 것, 北정찰총국과 인민무력성 외화벌이 조직들 가운데 일부가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등에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벌이는 불법적인 사업들은 中공산당의 도움이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러시아 해커 부대로 보이는 조직이 미국 주요 정부시설과 통신회사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는 소식, 러시아가 개별국가의 독자 대북제재와 ‘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소식도 몇 차례 나왔다.
이런 한반도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소식과 美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의 비공식 방한이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일까. 마이클 로저스 국장의 이번 방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정확히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