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통령 하야 투쟁 논란에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할 단계 아냐"
  • ▲ 국민의당 박지원(좌)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우) 전 상임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좌)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우) 전 상임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공개 요구하고 나섰지만 국민의당 지도부는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일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 분노에 대한 전달을 했다고 한다면, 당에서는 (국민의) 불안에 대한 대안을 갖고 나가겠다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러 사태에 대해 대비와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고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그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검찰의 엄정한 수사 및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선에서 하야 같은 강경 발언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전날 청와대가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야당과 협의 없이 총리로 지명하면서 강경투쟁으로 돌아서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즉각 물러나시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위대한 국민과 함께 정의를 되찾기 위한 길을 가겠다"며 정권 퇴진을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당 지역위원장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안철수 전 대표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호응하고 나섰다. 

    이처럼 당내에서 강경 투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박지원 위원장도 "만약 이런 상태로 대통령이 상황파악을 잘못하고 고집, 오기, 독선이 계속되면 우리는 성난 민심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당의 이름으로 경고한다"고 말했지만,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위원장은 전날 안철수의 기자회견 후에도 "야당과의 공조관계로 고려할 사항이 많다"며 "아직 민심을 주시하고 대통령의 여러가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 전 대표의 독단적인 행보에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불통(不通)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다시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 하야 선언과 관련 당과 충분한 논의 없이 앞서가면서 혼란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내에서도 의견이 다르면 결국은 국민들에게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여서 혼란스럽지 않나 싶다"며 "당에서 정식으로 당론을 정한 것도 아니고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론 국민들의 분노는 당장에라도 대통령 사퇴이지만, 그 이후에 또 혼란에 빠지기에 여러가지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하야하라는 말이 좀 느닷없이 나갔다. 충분히 논의됐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김병준 교수를 추천했던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28일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당내 중진 의원 중에서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안철수 전 대표가 전날 김병준 교수를 기습 천거하면서 오는 7일로 연기됐다. 

    그는 "김병준 교수가 기자들 앞에서 일주일 전에 대통령으로부터 내정받았음을 연락받았다고 했는데, 그러면 우리한테 연락했던 시점하고 맞지 않는다"며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준 교수가 안철수 전 대표의 위원장직 제안을 받아들인 시점과 총리직을 수용한 날짜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병준 교수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안철수 전 대표가 당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고집했던 인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