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모든 걸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것 환영"… 비판 속 일부 호평이정현 "朴, 독하고 무섭지만 절대로 쥐 물지 않고 퇴로 열어줘"
  • ▲ 국민의당 안철수(좌) 전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우)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좌) 전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우)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투톱이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2차 대국민담화를 놓고 다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해온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서명운동까지 나서면서 강경투쟁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반응도 주시하겠다"며 기존의 신중론을 유지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모든 것을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것은 환영한다"며 "정치권과 국민과 학생들이 하야를 요구하고 그 책임을 요구하는 것을 의식하고 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진실을 밝히고 엄정한 사법 처리를 하도록 한다는 발언과 대통령으로서 검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발언, 자신도 검찰 수사에 임할 것이고 특검 수사도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이) 각계와 소통을 강조하고 여야 대표들과도 자주 소통하겠다고 한 것도 평가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저 정도 갖고 국민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다"며 "2번째 대국민사과를 했는데 3번째 사과를 요구하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특히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 추진한 일인데 결과가 나쁘다는 발언은 우리 국민의 가슴에 비수를 댄 만큼 아프게 느꼈다"며 "최순실 사단과 안종범 사단들이 대기업의 발목 비틀어 돈을 거둬 한 일이 어떻게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한 일이라 할 수 있나. 아무도 그렇게 안 느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 추진한 일이라고 명명해버리면 검찰에서 과연 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의구심도 갖는다"며 "이 자체가 수사 가이드라인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검찰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회복해야 할 공백상태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고 안보문제나 민생경제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했다.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강경투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을 견지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저렇게 말해서 우리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나로선 미심쩍게 생각되지만 우리는 국민 반응도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당 지도부에서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국민여론과 함께 가도록 하자, 그래서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바뀌기에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탄력적으로 적용해나가자고 얘기가 모아졌다"고 전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앞서 "대통령이 상황파악을 잘못하고 고집, 오기, 독선이 계속되면 우리는 성난 민심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강경투쟁을 암시했지만, 협상의 여지는 남았다는 분석이다. 

    박지원 위원장은 ▲'최순실 게이트' 관계자의 철저한 검찰 수사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 ▲대통령의 탈당 및 영수회담을 주장해왔다. 

    이날 박 대통령 스스로가 검찰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고, 박지원 위원장이 이번 사과문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을 하는만큼 관건은 대통령의 탈당 및 영수회담 성사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새누리당 신임 대표에 취임했던 이정현 대표는 박지원 위원장을 "워낙 독하고 무서운 야당 대표이지만 절대로 쥐를 물지 않고 퇴로를 열어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2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2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책임전가용'이라고 평가절하, 재차 하야를 촉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이날부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사과에 대한 입장'을 내고 "대통령의 2차 대국민담화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국면전환용, 책임전가용 담화"라면서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최순실 개인의 일탈 문제로 전가하면서 대통령 자신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검찰수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대통령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하면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같다"며 "총리 문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질문도 받지 않았다. 사실상 국정을 계속 주도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국민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대통령이 외교를 포함한 모든 권한을 여야 합의 총리에게 이양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것만이 이 사상 초유의 국정붕괴 사태를 끝내고 국정을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