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維新’ 필요...국방예산 혁명적 증액 등 대안 제시
  •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21일 은행회관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박정희에게 길을 묻다' 심포지엄을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21일 은행회관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박정희에게 길을 묻다' 심포지엄을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독재'라는 낙인이 찍힌 前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功過)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10월 유신(維新) 통치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아가 현재의 대한민국에도 유신통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2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 '위기의 대한민국 박정희에게 길을 묻다, 10월 유신의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회는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발표·토론자로는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Todor Aleksandrov Tanev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한영수 사회학 박사, 조우석 미디어펜 주필,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동욱 프리랜서 기자 등이 나섰다.

  • 이영훈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영훈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신 통치, 대중경제론 막기 위한 수단

    발제를 맡은 이영훈 교수는 〈한국적 국가혁신체제·대중경제론·10월 유신>을 주제로 "박정희 대통령의 1971년 10월 유신통치가 대중경제론을 강압적으로 해소했다. 박 대통령 개인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위기에 처한 국가혁신체제를 보다 강력한 공학적 원리로 재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한 나라의 고도 경제성장은 국가혁신체제의 뒷받침을 요구한다. 박 대통령이 구축한 혁신체제는 가용 자원을 소수 대기업에 집중해 수출을 촉진하는 전략을 취했고, 정계·관계·기업계·학계·노동계가 긴밀히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1966년 야당은 '김대중 씨의 대중경제 100문 100답'이라는 책을 필두로 대중경제론을 내세웠고 농업과 중소기업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대중경제론은 여러 나라에서 실패한 공업화와 포퓰리즘, 신민주주의의 혼합물이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대중들이 이를 지지했다. 이 같은 흐름을 막기 위해서라도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영훈 교수는 "10월 유신은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의 수출로 도약을 시작한 한국경제가 추가 도약을 위해서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시대의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공과를 책임져야 할 정치적 변혁이었다"고 했다.
    이춘근 위원은 "박정희의 유신체제라는 조치는 목적을 가진 행동이었다. 그가 제시한 목적은 '더 잘 먹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우석 주필은 〈1972년 유신에서 대한민국은 무엇을 배울까〉를 주제로, "많은 사람들이 박 대통령은, 경제는 성공했지만 민주주의는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나는 중화학공업화가 유신이고 유신이 곧 중화학공업화라고 말하고 싶다"며, "하나 없이는 다른 것도 존재할 수 없는 만큼, 유신은 중화학공업화 성공으로 가는 국가훈련이었다"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유신은 국가혁신의 선제 조치였으며, 대한민국은 핵무기 실전배치를 1~2년 앞둔 북한 앞에 벌거숭이 상태인 만큼, 유신의 가치를 가장 절박하게 응용해야 할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우석 주필은 제2의 유신을 제시했다. 그가 말한 제2유신의 핵심은, ▲향후 북핵 대응을 위한 정책방향을 국내외에 천명하는 박근혜 독트린 선언 ▲국회에 북핵대응특위 구성 ▲복지비 전용을 통한 국방예산의 혁명적 증액 ▲방치된 핵 방호 민방위훈련 실시 ▲통진당 잔존 세력 처벌 등이다.

  • Todor Aleksandrov Tanev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Todor Aleksandrov Tanev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일성과 달리 박정희와 아데나워는 국가를 생존시켰다"

    Todor Aleksandrov Tanev(이하 타네브)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을, 독일의 초대 총리 콘라드 아데나워와 북한의 김일성, 두 인물과 비교했다.
    타네브 교수는 "우수한 전략적 리더십의 결과는 기적으로 나타난다. 장기간의 평화, 국제적 지원 등의 '해결책'은 탁월한 전략의 개발과 완벽한 실행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런 일을 아데나워 총리와 박정희 대통령은 해냈다"고 평가했다.
    타네브 교수는, 도덕 독창성 진실성 지향 장점 협조성 유동성 지배 신축성 시각 및 관점 합리화 직관력 등 자신이 고안한 12가지 보편적 전략 원칙을 기준으로 '박정희 리더십'을 설명했다.
    그는 "두 지도자는 국가생존을 위해서는, 급속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부드러운 장갑 안의 강철 손'을 사용해 이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타네브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을 비교하기도 했다. 타네브 교수는 "두 사람 모두 사회를 변화시킨 강력한 지도자였지만, 그들의 사명과 업적은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타네브 교수는 "남한은 민주국가들과 공통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충실함을 보여줬지만, 북한은 핵무기로 세계 평화와 안전을 계속해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