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통해 死因 가리자” 손 피켓 시위
  • 지난해 연말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故 백남기 씨의 死因을 두고, 여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엄마부대봉사단이 '외인사'를 주장하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를 향해 "물대포 실험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진중권 교수는 ‘외인사’ 의혹을 부정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에게 ‘물대포 실험’을 제안했다. 이날 엄마부대는 진중권 교수의 위 발언을 인용해, 발언의 당사자인 진 교수에게 ‘물대포 실험 참가’를 역(逆)제안했다.

    엄마부대 회원들은 1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중권 교수 당신이 의사인가, 한 번이라도 현장에 있었나, 의료와 거리가 먼 비전문가가 이런 망발을 할 수 있나, 진 교수는 머리숙여 백배사죄하라"고 주장했다.

  • ▲ 엄마부대봉사단이 13일 광화문광장에서 진중권 교수의 살수차 실험을 촉구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엄마부대봉사단이 13일 광화문광장에서 진중권 교수의 살수차 실험을 촉구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엄마부대는 이어 "진 교수는 김진태 의원에게 살수차 수압 검증에 나서라고 했는데, 본인의 주장대로 살수차에 맞고 눈두덩이에 멍이 들고 얼굴뼈와 뇌가 부서지는지 직접 확인하라"며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올바른 마음과 정신을 가르쳐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의료분야와 관련해 전문가 흉내를 내는 것은 허세고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엄마부대는 나아가 "만약 물대포가 무섭고 떨려서 차마 나설 수 없다면 살수차 실험을 직접 하겠다는 이용식 교수(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를 최대한 가까이서 직접 보라"며 "실험을 통해 이 교수의 뼈가 부러지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진 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석고대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마부대는 "특검이 아니고 부검이 우선이다" "진중권씨 물대포 실험에 직접 참여하라" "진중권씨 주장이 외인사라면 반드시 부검을 하라" "백남기 어르신의 죽음은 가슴아프지만 원인 규명 방법은 부검 밖에 없다" 등을 적은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앞서 김진태 의원은 지난 4일 "물대포에 맞아서 사람의 얼굴뼈가 바로 부러지긴 쉽지 않다. 안와부 골절상과 우측뇌 경막하 출혈이 있는데, 물대포를 맞아서 두 개 이상의 중상이 생겼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교수는 6일 매일신문 칼럼 기고를 통해 "말 나온 김에 김진태 의원이 국회에서 물대포 검증 한 번 했으면 좋겠다. 진리를 위해 기꺼이 제 몸을 실험에 제공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진중권 교수는 "걱정 마시라 물대포 맞아도 뼈 안 부러지니 무슨 일이야 있겠냐마는, 행여 사고라도 나면 진단서만은 꼭 백선하 교수께 받게 해 드릴 테니"라고 비꼬았다.

이날 정의당은 차량과 좌판을 동원, 광화문역 6번 출구 앞 차로에서 '백남기 특검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이를 막는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 ▲ 정의당이 13일 광화문역 6번 출구 앞에서 집회신고를 하지 않은 채 백남기 특검 서명운동을 벌이다 경찰의 지적을 받고 철수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정의당이 13일 광화문역 6번 출구 앞에서 집회신고를 하지 않은 채 백남기 특검 서명운동을 벌이다 경찰의 지적을 받고 철수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