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의원 訪中 강행·'노동자' 강령 놓고 반발… 추미애 "과거 지도체제 끝냈어야"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임기가 끝나가는 가운데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임기가 끝나가는 가운데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진짜 레임덕(Lame duck·임기 말 지도력 누수 현상)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이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임기를 열흘 정도 남긴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향하고 있다. 김 대표 임기가 끝나갈 때쯤만 되면 반발하는 습성을 숨기지 못해 '도로민주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 소속 의원 35명은 18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사드 배치를 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국회 동의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법은 안전보장,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이나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등을 체결할 때, 외국 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9년 한·러 발사체 시설부지 사용과 관련된 법제처 발간물을 인용해 "사드배치 역시 영토주권 제약이라는 측면에서 전혀 다르지 않다"며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드의 성능이나 영향, 부작용을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사드배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국회 특별위원회의 설치를 요구했다. 

    더민주 지도부는 사드 관련 '전략적 모호성' 방침을 고수하며 당론 채택을 유보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국회비준동의안 제출을 당론화하고 이에 동참하라고 더민주를 압박하고 있지만, 김종인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야 3당 35명 중 더민주 소속 의원들이 28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더민주 의원들이 김종인 체제에 반발한 전력은 최근에도 자주 있었다. 

    지난 8일 초선의원 6명은 김종인 대표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방문을 강행했다. 

    김종인 대표는 앞서 "괜히 갔다가 중국에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김종인 대표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결국 김 대표의 우려대로 방중(訪中)단은 '북중 혈맹 회귀' 논란을 일으키고 중국 측으로부터 이용만 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13일에는 당 지도부가 강령에서 '노동자'라는 단어를 삭제하려던 사실이 알려지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상곤·이종걸·추미애 후보가 일제히 "당 정체성을 흔드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김종인 대표는 "다른 특별한 얘기를 할 게 없으니 그런 걸 갖고 마치 선명성 경쟁하듯 이야기한다"며 "우리 당 대표에 출마한 사람들이 얼마나 궁색한지를 알겠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기도 했다.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18일 PBC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노동자' 논란에 대해 "역시 빨리 과거 지도체제를 끝냈어야 했다"며 김종인 대표를 공격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18일 PBC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노동자' 논란에 대해 "역시 빨리 과거 지도체제를 끝냈어야 했다"며 김종인 대표를 공격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특히 추미애 의원은 이날 PBC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노동자' 논란에 대해 "역시 빨리 과거 지도체제를 끝냈어야 했고 전당대회를 미리 해서 정말 당을 제대로 대선준비를 했었어야 이런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며 거듭 김종인 대표를 공격했다. 

    추미애 의원은 지난 5월에도 "계파주의에 우리 스스로를 가두고, 서로 '네 탓이오'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끝내는 '셀프 공천'과 '비례대표 파동'으로 지지자들을 등 돌리게 만들었다"고 김종인 대표를 겨냥한 바 있다. 

    더민주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하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호남 참패와 정당지지율 3위라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김 대표에게 뒤집어씌운 셈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더민주 소속 의원은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던 김영호 소병훈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 강창일 설훈 심재권 안민석 표창원 의원 등 28명이다. 

    국민의당에선 최경환 의원이, 정의당에선 김종대 노회찬 심상정 윤소하 이정미 추혜선 의원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