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초선 일동 "더민주 방중단, 국회의원 품위 손상, 국격 저하시켜"
  • ▲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왼쪽부터 더민주 손혜원·소병훈·김영호·김병욱·신동근 의원. 박정 의원은 후발대로 출국했다.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왼쪽부터 더민주 손혜원·소병훈·김영호·김병욱·신동근 의원. 박정 의원은 후발대로 출국했다. ⓒ뉴시스 사진DB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관련 중국을 방문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한중 관계를 개선해보겠다던 더불어민주당 방중(訪中)단이 오히려 양국은 물론 국내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 소속 초선의원 6명은 10일 2박3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이들은 전날 베이징 판구(盤古)연구소에서 중국학자들과 2시간30여분의 좌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좌담회의 결과물이 단 3줄짜리 공동 발표문에 그치면서 중국 매체들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방중단과 중국 측에서 각각 '북핵 반대'와 '사드 반대'라는 내용을 넣자고 주장하면서 토론이 길어졌다고는 하나 '허탈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아래는 공동발표문 내용.

    "한·중 쌍방은 작금의 한·중 문제에 대해 깊이 있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한·중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의견을 교류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한국과 중국의 소통을 위해 왔다는 방중 의원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우려 표명 이후 베이징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더니 중국 싱크탱크인 판구(盤古)연구소의 한중 원탁토론회에서 상당 부분 공허한 내용만 담긴 3줄짜리 성명만 낸 뒤 신속하게 떠났다"고 비판했다. 

    중국으로서는 애초 소병훈·손혜원 의원 등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만큼 이들이 이번에 확실한 반대입장을 나타나길 기대했었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중국 매체들은 더민주 의원들이 국내 비판여론을 의식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이번에는 대한민국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한국이 사드와 우호적인 한·중 관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한국 정부와 여당이 야당에 화풀이하는 것은 지혜로운 방법은 아니다"며 "자국 정부의 고집스러운 행보가 한중 관계를 더 훼손하고 결국 국가이익도 피해를 보게 되는 사실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에서 우리 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번 방중단의 행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드배치 및 한·중 관계 개선 부분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을뿐더러, 중국 관변단체로부터 중국 측의 사드 반대 논리만을 듣는 자리로 이용당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새누리당 소속 초선의원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더민주는 온 국민의 우려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중국 방문을 강행한 의원 6인을 중징계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주권에 관한 문제를 외국에 의존하는 극히 사대적인 행동"이라며 "이들의 중국 방문은 한국 내 갈등을 유발하여 사드배치를 무산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의도에 이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 보기에는 만나는 사람들의 지위나 면담 내용 등에서 너무나 초라했다"며 "국회의원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키는 것은 물론 국격을 저하했다"고 비판했다. 

  • ▲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에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아 씁쓸하다"며 "실패한 정부정책을 앞뒤 가리지 않고 옹호하며 '청와대 2중대 역할'에 바쁜 모습이 안타깝다"고 대응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지 대통령 심기를 보좌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 눈치 보지 말고, 국회의원 역할 제대로 하라는 국민 뜻을 가볍게 보지 말았으면 한다"며 "국민 무서운 줄 알고 자중자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더민주 초선 의원 6명은 이번 방중 기간동안 청와대를 비롯한 국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외교적 문제로 비화됐다"거나 "우리의 행보가 너무 침소봉대된 측면이 크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대한민국과 주변국들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 상황에서 자신들의 행보가 미칠 파장이나,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마저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그만큼 외교적 전문성이 떨어짐을 방증(傍證)한 셈이란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