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국민 담화 통해 관련 발표…아베,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내세워 유신 추진할 수도
  • ▲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왼쪽)와 아키히토 일왕 부부(오른쪽).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왼쪽)와 아키히토 일왕 부부(오른쪽).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살아 있으면서 퇴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는 1817년 고카쿠 일왕 이후 200년 만의 일이다.

    ‘뉴시스’는 日NHK를 인용 “아베 신조 총리가 오는 8일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 퇴위’ 의향을 밝히면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힐 방침”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다.

    8일에는 ‘연합뉴스’와 ‘미국의 소리(VOA)’ 등이 아키히토 일왕의 대국민 담화 발표를 전하며 ‘생전 퇴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지난 7월 13일. 당시 아키히토 일왕은 “헌법에 정해진 상징으로서 의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일왕의 자리를 맡아야 한다”며 근시일 내에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뜻을 궁내청 관계자에게 밝힌 바 있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 퇴위’의 뜻을 밝히자 궁내청은 물론 아베 신조 정권도 당혹해했다. 일왕이 비록 일본의 국가적 상징 역할만 한다고 하지만, 살아 있을 때 왕위를 물려준 경우가 극히 드물었고, 국정 운영과 일왕의 자리에 대한 논의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베 총리는 아키히토 일왕의 의사를 들은 뒤 “사안의 성격상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언론에 답변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또한 “보도는 들었지만 정부가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답변을 피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하지만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일본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기로 했고, 이를 위해 사회 각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유식자 회의’를 설치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구체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한 달 사이에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 퇴위’에 대한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됐던 ‘왕실 전범’ 개정, 특별법 제정 등 국회의 입법조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키히토 일왕은 부친인 히로히토 일왕과 달리 태평양 전쟁과 이를 통한 동아시아 침략에 대해 항상 미안해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미안한 감정을 자주 드러내며, 생전에 한국을 꼭 공식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한편 일본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이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퇴위’와 나루히토 왕세자의 즉위를 시작으로 개헌을 추진, ‘유신’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68년 메이지 유신 때와 같이 ‘일왕’을 상징적 존재가 아닌 ‘국가원수’로 추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