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곡성과 전주, 전라선 철도로 직결… 이정현 지역구민 많이 찾을 듯호남권 중 전북이 선거인단 최다… "전북 현안, 연설 중 언급되리라 기대"
  • ▲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32년 만에 전라북도 전주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된 뒤 새누리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천 의원이 지난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32년 만에 전라북도 전주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된 뒤 새누리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천 의원이 지난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32년 만에 전라북도 전주에서 새누리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3일 오후 2시 전북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다. 현 여권의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광주·전남이 아닌 전북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지난 1985년 3월 14일 민정당이 3·27 전당대회 과정에서 개최한 이래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주화산체육관은 지난 1월 26일 총선을 앞두고 '신당' 국민의당 전북도당 창당대회가 열렸던 곳으로, 야권이 주요 정치 행사를 전북에서 치를 때 자주 활용했던 공간이다. 이 곳에서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이 현 여권 소속으로는 20년 만에 전북에서 당선되면서 촉발된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정운천 의원이 도당위원장으로 취임하며, 역시 20년 만에 원내(院內) 위원장 시대를 열게 된 새누리당 전북도당에 이번 합동연설회를 계기로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새누리당 전북 지역 당원은 6만3000여 명에 달하며, 이번 8·9 전당대회의 선거인단은 4144명으로 전국 선거인단의 1.3%에 해당한다. 같은 호남권에서 인구가 더 많은 광주광역시(선거인단 2326명)나 전라남도(선거인단 3190명)보다 많다.

    이번 합동연설회에도 지난 도당위원장 이·취임식 때처럼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전북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정운천 위원장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광주에서 열렸던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전주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도당의 위상이 커졌다고 생각한다"며 "30년간 실종된 정당정치의 정상화를 통해 전북에서도 여당과 야당이 공존하고 경쟁하는 쌍발통 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 ▲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인 이정현 의원이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인 이정현 의원이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처럼 전주 합동연설회가 큰 의미를 가지게 됨에 따라, 전당대회에 출마한 각 후보자의 이해득실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본적으로는 호남 출신인 이정현 의원(3선·전남 순천)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영남권 합동연설회가 이주영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에서 열렸던 것과는 달리, 호남권 합동연설회는 순천은 물론 광주·전남을 피해서 열려 이정현 의원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는데 호남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정현 의원의 지역구인 순천과 고향인 곡성에서 광주광역시로는 철도가 연결돼 있지 않지만,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전주까지는 전라선 철도로 직접 연결이 돼 있다.

    순천에서 무궁화호를 타도 소요 시간이 1시간 13분에, 운임은 7800원에 불과하다. 곡성에서는 45분, 4600원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적지 않은 순천·곡성 지역 주민들이 지난 4·13 총선 때의 공약대로 집권여당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호남 사람' 이정현 의원의 연설을 들으러 전주를 찾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유다. 이정현 의원은 지난달 31일 영남권 합동연설회 때와는 달리 굳이 "나도 우리 경상도 국회의원들처럼 박수 한 번 받고 싶었고, 연호 한 번 받아보고 싶었다"고 울먹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당대표 후보자들도 모처럼 전주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의 의미를 감안해, 전북 지역에 특화된 공약을 연설 내용 중에 일부 삽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중앙당 차원에서 이렇게 전북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당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그에 관해 한마디 거들지 않는다면 정무 감각에서 이미 실격 아니냐"며 "전북의 현안인 새만금 개발 사업이나 탄소산업,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엮인 금융허브 조성 등에 대한 입장이 어떤 식으로든 연설 내용에 포함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