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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배지!', 한번 배지의 욕망에 사로잡히면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는데….
2012년 19대 총선 개표 방송 당시 이른바 '병맛 CG'와 감각적인 BGM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SBS가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영화와 사극을 차용한 재기 넘치는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4년 전, 선거 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바이폰(그래픽 데이터 시스템)'을 들고 나와 외신의 극찬을 받았던 SBS는 이전보다 4배 증가한 100여종의 바이폰으로 중무장, 개표 방송의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일단 SBS는 기존의 선거 방송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유명 팝송과 가요를 과감히 BGM으로 사용하고, 블록버스터 영화(반지의 제왕)와 사극의 명장면을 패러디, 실제 선거 상황에 대입시킴으로써 정치에 무관심한 시청자라할지라도 충분히 흥미를 갖고 지켜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선거 방송의 키워드를 재미·감동·정보로 손꼽은 SBS는 김무성·김종인·안철수가 3자 대결을 벌이는 '총선 삼국지', '징비록'을 패러디한 '총선록',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패러디한 '잠룡이 나르샤' 등을 별도의 콩트로 구성하고, 그 안에 예측 조사 결과를 삽입하는 새로운 형식의 개표 방송을 선보였다. -
이재오 후보의 개표 현황을 소개할 때 "be MBtious"라는 문구를 삽입하고, 앞날을 알고 싶다고 찾아온 안철수에게 한 도사가 "그대가 원하는 게 바람이 아니오?"라고 답하는 등, 마치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병맛 자막'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
기본적으로 게임 '철권'을 보는 듯한 현란한 화면 구성과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 풍부한 애니메이션 효과가 방송 3사 중 가장 뛰어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KBS, 선거는 요리다? 파격 구성 눈길
공영방송 KBS도 선거 대결 양상을 각종 '요리'에 대입시키는 파격적인 구성을 선보였다.
'요리 인류'로 유명한 이욱정 PD를 과감히 투입시킨 KBS는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후보의 출구 조사 결과를 소개할 때 "뒤집기 한판! 이번엔 누구?"라는 자막과 함께 실제로 부침개를 뒤집는 자료 화면을 내보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다져온 기반..승리는 나의 것!"이라는 자막에, 마늘을 다지는 장면을 삽입하는 등, 예측 조사 결과를 맛깔나는 요리로 표현해 말 그대로 '장르 파괴'의 전형을 선보였다는 평가. -
총선 개표방송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사당 로텐더홀 등에서 실시간 투·개표 상황을 중계한 KBS는 'AR(증강현실) 영상'과, 특수 입체영상 시스템인 'K-모션(Motion)', 멀티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K-터치(Touch) 존' 등을 최대한 활용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특히 개표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수 있도록 만든 폭 24미터, 높이 4미터의 'K-월(Wall)'은 시청자들에게 마치 아이맥스 영화관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는 분석이다. -
MBC, 100% 적중률 기록 '신화' 재현?
유명 석학들이 6개월을 투자해 개발한 '스페셜M'은 MBC가 자랑하는 당선 확률 예측시스템. MBC는 '스페셜M'을 통해 지난 2014년 100% 적중률을 기록했던 '신화'를 2년 만에 재현한다는 각오다.
초당 2.5m의 속도로 360도 회전하는 '로봇M'은 95인치 디스플레이 2개를 동시에 움직이며 각종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국회 본회의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의 가상 현실 공간 'M존'도 MBC가 이번 방송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술이다.
SBS에 이어 MBC도 예능프로그램 연출 피디를 영입, 통념을 깨는 새로운 형식의 개표 방송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권역별 당선 확률 톱5를 발표할 때 '복면가왕'과 흡사한 방식이 사용된 것도 '나는 가수다'를 연출한 강영선 피디의 아이디어 덕분이라는 후문. -
[사진 = SBS / KBS / MBC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