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국, 호주 등 수많은 열성 관객을 몰고 다니는 니하이 씨어터(Kneehigh Theatre)가 뮤지컬 '데드 독'으로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오늘날 영국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극단"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니하이 씨어터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언론과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영국 뿐 아니라 뉴욕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해 격찬을 받았다.
'데드 독'(Dead Dog in a Suitcase and Other love songs)은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시초라고 일컬어지는 영국 극작가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를 바탕으로 한다. 이 작품은 1928년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와 작곡가 쿠르트 바일이 새롭게 각색한 '서푼짜리 오페라'를 통해 더욱 유명해졌다.
1728년 발표된 '거지 오페라'는 당대에 유행하던 오페라들과는 달리 길거리에서 불려지는 유행가나 익숙한 노래들의 멜로디를 이용해 음악을 만들고 뒷골목의 거지, 도둑, 매춘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상류층의 위선을 풍자했다.
초연 이후 286년이 지난 2014년 니하이 씨어터는 '거지 오페라' 이야기의 기본 구조만을 남겨둔 채 21세기 버전의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현대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음악과 대본을 새롭게 작업해 '거지 오페라'의 혁신성과 주제 의식을 계승한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니하이 씨어터의 창립자이자 예술감독인 마이크 쉐퍼드가 직접 연출을 맡았고,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 내셔널 씨어터와도 작업하며 필력을 떨치고 있는 작가 칼 그로즈가 대본을 썼다. 또, 200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유-카르멘 에카옐리차'의 음악감독 찰스 헤이즐우드가 인상적인 음악들을 만들어냈다.
2014년 초연된 '데드 독'은 웨스트엔드 뮤지컬을 능가할 만큼 버라이어티한 음악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발한 무대, 생동감 넘치는 춤과 노래를 가득 담고 있다. 영국 전역을 투어하며 흥행 뿐 아니라 언론으로부터도 좋은 평을 받았으며, 영국 일간지 The Guardian은 그 해 Top 10 공연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세상을 꼬집던 존 게이의 원작은 당시의 날카로움을 상실했다. 하지만 니하이 씨어터는 살인청부업자, 부패한 정치인과 경찰관, 현대판 로빈 후드, 비리를 저지르는 기업가 등 다양하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냈다.
무엇보다 이야기에 재미와 활기를 더해주는 것은 음악이다. 18세기의 다성음악과 헨리 퍼셀의 고음악은 물론, 전통적인 포크 발라드, 디스코, 뉴 웨이브, 펑크, 힙합, 스카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들은 작품 전체에 걸쳐 배치됨으로써 스토리에 탄력을 불어넣는다.
'렌트', '스프링 어웨이크닝'처럼 신선하고 에너지 넘치는 뮤지컬이 그리웠던 관객들이라면 꼭 봐야 할 '데드 독'은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티켓 가격은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이다.
[사진=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