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 웹툰을 이끄는 대표 플랫폼은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다. 특히, 네이버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국내 웹툰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유료로 웹툰을 제공하는 전문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네이버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탑코믹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웹툰 전문 플랫폼 '탑툰'은 2014년 3월 설립돼 현재 12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탑툰의 김춘곤 대표는 "설립 당시 3명이었던 직원은 2016년 83명으로 늘어났으며, 85억이었던 첫해 매출은 누적 320억 원까지 달성했다. 올해는 500억 매출이 목표(국내 300억, 해외 200억)이다"고 밝혔다.

    월 접속 40만 뷰에 불과했던 탑툰은 현재 월 2000만 접속 수와 국내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다. 그에 따른 페이지뷰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월을 기준으로만 1억 5천 페이지뷰를 기록한 것.

    서비스 중인 만화만 해도 915여개 회차다. 지난 2년간 'H-메이트'가 2500만 뷰를 돌파하면서 뷰 카운트 기준 1위를 차지했고, '썰 만화 The Original'이 1100만 코인(약 22억 원)을 달성하며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탑툰은 명실상부 국내 최강의 웹툰 플랫폼을 완성했다.

    김춘곤 대표는 "탑툰이 처음 오픈할 때 국내 유료 플랫폼이 활성화되지 않았었다. 유료 웹툰이 이젠 시장으로서 점차 성장하고 있는데, 탑툰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다양한 편집과 제작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웹툰시장은 지난해 4200억원에 달하며, 올해는 5800억원 수준, 2020년 이전에 1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웹툰이 드라마, K-팝 등에 이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부상할 수 있다는 잠재력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인 목표는 해외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고, 2020년까지 3000억 원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원하는 동영상을 보기 위해 유투브를 찾아가듯이 전 세계 네티즌들이 보고 싶은 만화를 탑툰을 통해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 이는 K툰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일본 만화에 대해서만 부각되었던 만큼 K툰을 통해 한류를 전파하고 우리나라의 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에 맞춰 탑툰은 올해부터 해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인다. 

    현재 일본과 대만에 지사를 설립했으며, 유럽 최초 웹툰 플랫폼 '델리툰'에 자사의 웹툰 20여 개를 서비스 하는 등 해외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또, 홍콩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해 탑툰을 서비스할 예정이며, 북미 시장은 아마존을 통한 디지털 단행본으로 콘텐츠를 먼저 알리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중국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김 대표는 "웹툰의 시대를 연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있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 폰에 최적화된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에 우리나라 만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탑툰이 제 2의 한류라 불리는 K툰의 시대를 열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독자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하고, 온라인 출판물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에 투자한 것처럼 지분 투자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면서 "중국 시장을 뚫지 못한다면 국내 웹툰 열풍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내부자들'과 드라마 '미생', '치즈인더트랩' 등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웹툰이 원작으로 원소스 멀티유스(OSMU, One Source Multi Use)의 성공사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 제작이 잇따르고 있다. 웹툰은 소재, 장르 등에 제약이 크게 없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제작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탑툰은 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과 연계한 2차 저작물 사업에도 영역을 확대중이다. 지난해 11월 다우기술과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면서 올해에는 탑툰의 인기 콘텐츠를 TV나 영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다양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검증된 작가의 확보다. 유료 웹툰의 가장 큰 경쟁력은 콘텐츠다. 그 동안 유료 웹툰은 포털에서 만나기 어려운 성인 콘텐츠의 비중이 컸다. 탑툰의 최고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로맨스 드라마 'H-메이트'는 성인용 콘텐츠로 초창기 독자 유입에 크게 기여했다. 

    김 대표는 성인 콘텐츠가 그동안 에로티시즘에 방점을 찍었다면, '미생'과 같은 작품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생'도 성인 콘텐츠다. 부동산, 정치 등의 스토리가 있는 에피소드들이 웹툰으로 나온다면 성공할 것이다. 웹툰은 학습만화처럼 습득효과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하고 대중적인 작품들을 충분히 확보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

    [사진=탑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