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분쟁 겪은 아프리카 국가 등에서 불법 외화벌이 벌이며 유엔 제재 피해
  • ▲ 지난 1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나미비아 현지 매체 '더 나미비안'은 네툼보 난디-다잇와' 외교부총리의 말을 인용, 나미비아에 북한이 건설한 탄약공장이 실재로 존재한다고 폭로했다. ⓒ나미비안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나미비아 현지 매체 '더 나미비안'은 네툼보 난디-다잇와' 외교부총리의 말을 인용, 나미비아에 북한이 건설한 탄약공장이 실재로 존재한다고 폭로했다. ⓒ나미비안 관련보도 화면캡쳐

    영화 ‘007 시리즈’를 비롯해 여러 액션 영화에서 주인공이 사악한 악당들의 본거지를 찾아갈 때면, 아프리카의 대농장이나 외딴 곳에 있는 공장 등이 등장한다. 최근 북한 김정은 집단의 외화벌이가 점점 더 ‘영화 속 악당’을 닮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매체 ‘나미비안’은 “정부가 북한이 세운 탄약공장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나미비안’에 따르면, 외교장관을 겸하고 있는 ‘네툼보 난디-다잇와’ 외교장관은 이날 언론에 “북한이 우리나라(나미비아)에 지은 탄약 공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면서 “하지만 이곳에서 생산해 내는 물건은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품목이 아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고 한다.

    ‘나미비안’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탄약공장을 지은 곳은 ‘윈드휙(Windhoek)’ 지역의 ‘레오파드 계곡’ 주변에 있으며, 북한은 당초 나미비아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윈드휙’ 지역에 주 정부청사, 군사 박물관, 참전용사 추모관 등을 지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나미비안’은 “기자들은 유엔 안보리의 조사 리포트를 통해 폭로된 내용을 토대로 관련 질문을 했다”면서 “나미비아 정부는 북한의 탄약공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유엔이 숨김없이 관련 사실을 모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나미비안’은 “유엔 안보리 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북한 탄약공장에 관한 사실은 2015년 말 美재무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북한의 ‘조선광산개발무역회사(KOMID)’를 추적하면서 밝혀낸 것”이라면서 “이 회사는 북한의 무기 밀매 및 미사일 수출 등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나미비안’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련해 북한과의 관련성을 부정하면서도, “북한은 과거 나미비아의 독립에 도움을 줬다”는 ‘네툼보 난디-다잇와’ 부총리의 발언을 전하면서, 나미비아 정부가 북한 김정은 집단에 여전히 우호적인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외화벌이’ 활동을 벌이는 것은 나미비아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짐바브웨에서 담배 농사를 짓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짐바브웨가 유엔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 속에서도 북한의 외화벌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짐바브웨 주재 무역 대표부 주도로 현지 농장에서 담배를 생산, 재배해서 수출한 뒤 번 돈을 북한으로 송금한다는 것이다. 짐바브웨의 담배농장에서 재배한 잎담배 일부는 중국인 명의의 위장 업체를 통해 북한으로 들여간 뒤 ‘수출용 위조담배’를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잎담배 수출과 위조담배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는 김정은의 통치자금, 또는 핵무기와 미사일 제작을 위한 자금으로 흘러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짐바브웨에서 1981년부터 1982년까지 참전용사들의 묘지인 ‘영웅묘지’에 세울 대형 동상을 제작하는 등 40년 가까이 독재정치를 해오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독재를 도우면서 외화를 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 과거 짐바브웨에서 악명을 떨쳤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친위대 '제5여단' 부대원들. 이들의 행태는 테러조직 '보코하람' 수준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터널무비 닷컴 화면캡쳐
    ▲ 과거 짐바브웨에서 악명을 떨쳤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친위대 '제5여단' 부대원들. 이들의 행태는 테러조직 '보코하람' 수준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터널무비 닷컴 화면캡쳐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뿐만 아니라 북한이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짐바브웨를 독재통치할 수 있도록 각종 무기를 공급하고, 양민 학살과 주민 억압 등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사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짐바브웨 제5여단’이라는 특수부대로, 무가베 대통령의 친위대이자 비밀경찰 역할을 맡아 3만 명 이상의 양민을 학살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10월 무가베 대통령은 김일성을 만나 자신의 친위대를 훈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김일성은 1981년 8월 북한군 106명을 교관으로 보내 ‘제5여단’을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1982년 9월 훈련을 모두 마친 ‘제5여단’은 무가베 대통령의 친위대로 본격 활동을 시작, 1988년 해체될 때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권유린을 했다고 한다.

    북한은 1998년 1월 짐바브웨 주재 대사관을 철수시켰지만, 대신 무역대표부를 개설해 현지에서 다양한 외화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한국 언론들은 中공산당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가장 큰 빈 틈’이라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에서도 외화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 세계 주요 언론들이 전하고 있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