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지나 "60%쯤 말했다"…테러세계사 강의 등 시간끌기 총력
  • ▲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대응했으나, 정작 준비도 없이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민주 은수미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준비할시간 없이 필리버스터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떤 내용으로 하면 좋을지 자료 및 의견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은수미 의원은 24일 김광진 의원에 이어 더민주 두번째 토론자로 나섰다. 

    그러면서 은수미 의원은 "여기 올라온 내용을 받아 국민의 의견으로 발표하겠다"며 "같이 밤을 샌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은수미 의원은 오전 2시30분부터 현재까지 9시간 가까이 발언을 진행 중이다.

  • ▲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견 및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 은수미 의원 페이스북 캡처
    ▲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견 및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 은수미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발언의 상당 부분이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 내용이나 의제와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 

    헌법조항을 읽으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당연한 말을 하더니 테러방지법을 사형제도와 비교하고, 교황의 강론을 소개하는 등 '테러 세계사' 강의에 나서며 논점을 흐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수미 의원이 복지 사각지대(세모녀사건 등)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자 새누리당 홍철호 원내부대표가 강하게 항의했고, 정갑윤 부의장이 의제 관련 내용만 발언할 것을 지시한 해프닝도 일어났다. 

    정갑윤 부의장과 교대한 더민주 이석현 부의장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 심지어 "심각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여당 의원들 의석이 너무 많이 비었다"며 "야당 부의장이 의사봉을 쥐고있는데 이렇게 방심해도 되는지, 빨리 돌아오라"고 겁박했다. 

    북한이 23일 청와대와 정부 기관 공격을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에 무소불유의 권한을 주기 위한 법안이다"며 법안처리 막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더민주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음달 10일까지도 할 수 있다"고 말해 국회마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은수미 의원의 발언이 끝나면 정의당 박원선 의원, 더민주 유승희 의원 등이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