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 '당시 권력자'가 찬성해 만들어진 법"

  • 김무성 대표가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해 느닷없이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아젠다 전략회의'에 참석해 "당내 거의 많은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반대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도니까 반대하던 의원들이 전부 다 찬성으로 돌아버렸다"고 말했다.

    망국법이라 불리는 국회선진화법(국회법)이 통과된 배경에는, 4년 전의 당시 권력자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주장한 셈이다. 김 대표가 언급한 '당시 권력자'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친박계가 20대 총선에 대한 전략공천 등을 놓고 연일 김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앞장선 김 대표가 인재영입 등을 놓고 자신을 압박하는 친박계와 청와대를 향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친박계의 거센 반발은 물론 야당의 공세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친박계를 겨냥한 듯 "이러한 (권력자의 뜻에 따라가는) 잘못을 종료시키려고 공천권에 발목이 잡힌 국회의원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100% 상향식 공천을 내가 지금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면서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 ▲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뉴데일리
    ▲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뉴데일리

    친박계 의원인 홍문종 의원은 전날 김 대표를 향해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서는 인재영입을 통해서 당이 새로워지기 위해서 그야말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여당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친박계가 경제부총리를 마치고 국회에 복귀한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김 대표와 총선 공천을 놓고 일전을 벌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당에 돌아온 최경환 의원에 대해 "그 분의 정치적 비중은 아주 높다. 우리 당의 대들보 같은 인물이고, 우리 당의 든든한 기둥"이라며 "이번 총선에서도 아마 중요한 역할을 하셔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경환 의원의 역할론이 김무성 흔들기'라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 최 의원과는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다"며 "최 의원은 이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다. 최 의원과 많은 대화를 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