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측근 세력 비판 "불협화음 들려오니 탈당 주춤할 수밖에 없다"
  • ▲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사퇴 의사 표명이 조건부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호남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대표는 20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아마 호남 주민들은 문재인 대표가 (19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깨끗이 사퇴하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9일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의원회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가 안정된다는 전제 하에 빠른 시일 내에 사퇴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를 가리켜 "'선대위가 제대로 하면' 무슨 조건부로 사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의구심은 남아 있는 것 같다"며 "또 다른 국면이 전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호남) 민심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갈까 하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친노패권주의 문재인 대표 체제 하의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국민의당 사이에서 호남 민심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조사해 8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국민의당의 정당 지지도는 41%로 더불어민주당(19%)을 압도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1월 셋째주에 김관영(11일)·최원식(12일)·주승용·장병완(이상 13일)·김승남·신학용(이상 14일) 등 현역 의원들의 탈당이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기관이 12~14일 조사해 1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32%)과 국민의당(30%)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전국 정당 지지도 정례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때문에 당초 1월 넷째주에 탈당할 것으로 점쳐졌던 일부 의원들이 탈당을 보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요동치는 호남 민심에 따라 야권 의원들의 거취도 함께 요동치고 있는 모양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나와 함께 이야기를 해오던 의원들도 상당히 주춤하다"며 김영록·이윤석·박혜자 의원 등이 탈당을 보류하고 민심의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을 가리켰다.

    이어 최근의 갤럽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국민의당의 내분이 밖으로 알려지면서 상당히 (더민주로부터의 탈당이) 주춤해지는 감이 있다"며 "입당한 의원들과 안철수 대표 측근들 간의 알력이 있다는 게 보도되지 않지 않느냐"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안철수 대표 측근들의 미흡한 정무 감각에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 측은 현역 의원이 입당을 하면 창당 후에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정당한 기준에 의거해 공천을 하면 된다"며 "현역 의원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에만 필요하고 (이후) 불출마 선언을 하라는 불협화음이 들려오니까, 내부에서도 불만이 생기고 외부에서 들어가려는 의원들도 주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지원 전 대표는 이러한 정치 국면의 흐름과 관계없이 이번 주내에 탈당할 뜻을 재차 확인했다. 박지원 전 대표 측은 이미 의정보고서에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빼고 인쇄해 배부하는 등 탈당 준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완전히 사퇴한 것도 아니고, 또 (당장 사퇴하더라도) 이미 조금 늦은 것 같다"며 "(문재인 대표가)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진전이 없어서, 나는 목포시민들과 약속한대로 통합을 위한 탈당을 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