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세력 겨냥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를 밖으로 몰아냈다"
  • ▲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의원.ⓒ뉴데일리 DB
    ▲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의원.ⓒ뉴데일리 DB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3일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김 전 대표의 탈당으로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창업주(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 모두 당을 떠나게 됐다. 

    김 전 대표의 탈당은 안철수 의원과 문병호, 유성엽, 김동철, 최재천, 권은희, 임내현, 황주홍 의원 등에 이어 이번이 9번째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127석에서 118석으로 줄게 됐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당을 떠난다.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오라지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문재인 대표와 친노세력을 작심한 듯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2014년 3월 저는 민주당의 대표로서 안철수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을 이뤄냈다"며 "안철수 의원이 추구하는 ‘변화’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의 낡은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절감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친노세력은 2014년 7.30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거세게 제기해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몰아낸 바 있다. 문 대표가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로부터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전 공동대표는 당시 상황을 상기하며 "통합을 의논할 당시,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의 패권세력에게 자신의 꿈이 좌절당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던 게 사실이다"며 "패색이 짙었던 지방선거를 돌파하고 나자,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패권정치는 급기야 밖으로 몰아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DB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DB
    문 대표와 패권족 세력을 향해 "안에서 싸우다 기운을 다 소진해버리는 그런 정치 말고, 오만과 독선과 증오와 기교로 버티는 그런 정치 말고, 아무리 못해도 제1야당이라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그런 정치 말고, 패권에 굴종하지 않으면 척결대상으로 찍히는 그런 정치 말고, 계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런 정치 말고, 비리와 갑질과 막말로 얼룩진 그런 정치 말고, 그래서 국민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그런 정치 말고, 이제는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치로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제 백지 위에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려내야 한다"며 "저는 우리 정치권에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왔다. 수명이 다한 양당중심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내야 한다"고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전 대표는 아울러 "오늘의 제 선택이 고뇌가 점점 더 깊어가는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야권이 승리로 가는 길에서, 저는 늘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탈당 후 안철수신당에 합류, 야권 세력을 묶어내는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승용 의원이 13일 탈당을 예고하는 등 내주 중으로 5명 정도의 후속 탈당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탈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조만간 결행할 것으로 알려져 더민주 분당 사태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내대표의 결행에 맞춰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집단 탈당할 것으로 보여 친노 패권족 만의 정치를 고집하는 문재인 대표의 사면초가 상황은 이번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탈당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