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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다시 한 번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이제 수도권을 포함한 대규모 탈당과 분당은 기정사실이 됐다는 관측이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야권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외 야권 세력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김한길 전 대표·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당내 비주류는 분열의 종식과 야권 통합을 위해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주장해왔으나, 문재인 대표는 오히려 이들에게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받아침에 따라 수도권을 포함한 대규모 분당(分黨)은 이제 기정사실이 됐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 거취는 내가 정하고, 결단도 나의 몫"이라며 "더 이상 내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더 이상의 후속 탈당을 막고 분당 국면을 수습하기 위해 문재인 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고, 문재인 대표도 이를 숙고하기 위해 성탄 연휴 기간 동안 경남 양산에 내려가 고민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상경하자 되레 더욱 강경한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고 가야 할 길을 가야 할 때"라며 "무엇보다 당의 혼란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탈당을 언급하고 있는 분들도)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나가려면 조속히 나가고, 당에 남아 있으려면 입 다물라'는 뜻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새정치연합에서 "뿌리는 호남 세력이고 친노는 줄기"라고 했는데, 당의 객(客)식구이자 곁가지·줄기인 친노(親盧)가 60년 역사의 정통을 잇는 주인인 민주 세력을 내쫓으려 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분당을 용인하고 감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김한길 전 대표는 전날 "이미 문재인 대표와도 직접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문재인 대표 역시 나의 뜻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표가 사퇴해야 분당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을 직접 전달했다는 의미다. 박지원 전 대표도 지난달 12일 문재인 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 "이제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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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음에도 일축당함에 따라, 이제 김한길 전 대표를 비롯한 수도권·호남 의원들의 후속 연쇄 탈당은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대표도 자신이 사퇴해야 김한길·박지원 전 대표를 붙들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인데도, 자신의 거취 논란에 선을 그었다는 것은 결국 '탈당하라'는 통고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문재인 대표가 자신이 촉발한 당 분열과 혼란을 수습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함에 따라, 이번 주부터 다시 후속 탈당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길·박지원 전 대표는 '선도 탈당'을 할 정치적 체급이 아니기 때문에 내달 중순을 전후해서야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당장 이번 주에는 장병완(광주 남)·박혜자(광주 서갑)·권은희(광주 광산을) 의원이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새정치연합의 광주 의석 수는 친노패권주의에 부화뇌동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강기정 의원(광주 북갑), 단 1석만 남는다. 야권의 심장부라는 광주 의석 8석 중 7석이 신당에 넘어가는 것이다. 특히 광주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혜자 의원이 탈당하게 되면, 이미 탈당한 유성엽 전 전북도당위원장, 황주홍 전 전남도당위원장에 이어 호남의 3개 시도당위원장이 모두 탈당하는 미증유의 사태가 초래된다.
다음 주에는 최재천(서울 성동갑) 의원이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탈당 바람이 서울·수도권에 상륙하는 것이다. 주승용 전 최고위원도 지역 의정보고회가 끝나는 내달 8일을 전후해 민심 수렴을 마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역 민심은 압도적으로 탈당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탈당 바람은 광주에서 전남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전남 지역의 한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나와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며 "여기 여론이 워낙 안 좋은데 그냥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도 지역에서는 '언제까지 문재인이하고 있을 것이냐, 문재인당에서 언제 나오려느냐' 이런 말이 계속 나온다"며 "(당을 나온다면) 나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