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中 광주 의원 1~2명 탈당 예고… "박지원도 아마 탈당할 것"
  • ▲ 새정치민주연합을 지난 17일 탈당한 문병호 의원은 21일 평화방송라디오에서 문재인 대표의 친노 친정 체제 강화가 신당의 흐름을 도와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지난 17일 탈당한 문병호 의원은 21일 평화방송라디오에서 문재인 대표의 친노 친정 체제 강화가 신당의 흐름을 도와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 17일 선도탈당한 뒤 안철수 의원 측의 원내 수석대변인 격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병호 의원이 문재인 대표 덕분에 탈당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조소했다.

    문병호 의원은 21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지금 문재인 대표가 신당 흐름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며 "통합에 도움이 안 되는 포지션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의원의 '낡은 진보 청산' 혁신 요구를 "새누리당 프레임"으로 매도하고, 당내 비판 세력도 '공천권을 노리는 자들'이라고 폄훼해 분당을 야기했다. 이후 집단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당직을 주류 일색으로 전횡하는 등 이른바 친정(親政) 체제 강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이뤄진 당직 인선은 정책위의장에 이목희 의원을 임명한 것을 비롯해 전략공천관리위원장·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장·예비후보자격심사이의신청처리위원장·비례대표선출규정TF팀장 등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한 직책에 일제히 주류 인사들을 앉혔다. 이외에 총선기획단장에는 최재성 의원이 임명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문병호 의원은 이 점을 가리켜 "최재성 의원을 총선기획단장으로 임명하는 등 오히려 친노 색깔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친노가 아닌 분들은 설 자리가 갈수록 없어지는 것"이라며 "당연히 (당을) 나가려는 원심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내대표와 사실상 하나의 팀으로 일하게 되는 정책위의장에 이목희 의원을 인선하면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한 마디 상의도 하지 않은 문재인 대표의 태도에 빗대 "원내대표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자꾸 친노 친정 체제를 강화하면서 그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니까 당에 있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종걸 원내대표는 아직까지 통합에 미련을 갖고 있다"면서도 "원래 이종걸 원내대표와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개혁적인 분들이고 새정치에 맞는 분"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문재인 대표의 반(反) 통합 행보가 계속돼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하는 등의 일이 일어나면 이종걸 원내대표도 더 이상의 미련을 버리고 당을 떠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와 관련,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8월 17일 열었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탈당만 세 번 했고, 그 동안 선거를 네 번 치렀는데 그 때마다 내 번호(기호)가 1번도 있고 2번도 있고 3번도 있고 다 달랐다"며 "(그 동안의) 탈당은 더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탈당이었고 우리 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탈당이었는데, 이번에는 또 현실에 맞는 판단과 생각들을 해야 한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 등 수도권 의원들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문병호 의원은 호남 지역 의원들이 훨씬 빠른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전망했다.

    문병호 의원은 "광주에서 한두 분 정도가 이번 주중에 탈당할 것"이라며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탈당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텐데, 아마 탈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1차로 5~10명 탈당을 이야기했는데, 어제(20일)까지 4명이 나왔으니 (다음 주중에 광주 의원 1~2명이 추가로 탈당하는 것을 감안하면) 내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이라며 "연말연초해서 (집단 탈당이 이뤄지면) 분명히 20명이 넘을 것"이라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낙관했다.

    이렇듯 호남이 신당발 태풍 속에서 빨려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문재인 대표가 18일 급거 전북 순창으로 내려가 정동영 전 열우당 의장과 만난 것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이 뒤따랐다.

    문병호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정동영 전 의장을 찾아간 것은 일종의 전략적인 홍보용 만남"이라며 "친노들에게 '내가 이렇게 통합 행보를 열심히 했는데 상대방이 거절해서 못했으니 나 좀 도와달라, 결집하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김상곤 혁신안에 보면 '탈당한 사람에 대해서 입당을 받지 말라'고 돼 있는데, 문재인 대표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혁신안과 배치되는 행보를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정치를 재개할 수 있게 해주고 주목받게 해줘서 정동영 전 의장으로서는 좋은 만남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