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걱정하신다는 분이 이럴 수 있느냐"..'자기정치 도취' 비난도
  • ▲ 정의화 국회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정의화 국회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을 향한 여당의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한 경제활성화법-노동 5법 등의 처리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정 의장이 느긋한 태도로 법안 통과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정 의장은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거부했다. 그는 전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의장은 무엇보다도 대통령 다음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나라를 생각한다는 분이 이런 행동을 보일 수가 있느냐"며 "'개인적 고집'이라는 비판을 피하려면 조속히 관련법들을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정 의장을 향해 "'의장은 나라를 많이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등의 그런 얘기는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전방에서 보초를 서는 이등병도 국회의장보다 더 나라를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국가비상사태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인데, 지금 통과가 절실한 쟁점법안도 올해 끝까지 처리를 안 한다면 국가 위기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장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은 집안싸움 이후로 국회전체를 마비시키는 일이고 이렇게 되면 야당 발 입법 마비사태라고 본다"며 "국회법 제85조의 해석을 확대해 지금이야말로 국가입법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국회의장은 법 위에 있는 헌법은 안 보느냐"고 했고, 윤상현 의원은 정 의장을 향해 "국회의원 선거구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일자리다. 그것을 민생 입법으로 입증하는 것이 국회의 의무"라며 "국회의장만 살고 국회가 죽으면 의장이 설 자리가 어디냐.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라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한 의원은 "정 의장은 여수 광주 등 호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기 초반에 정 의장을 밀어줬던 의원들도 이젠 '의장이 자기 정치에 도취됐다'며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호 의원은 "국가비상사태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며 지금 통과가 시급한 법안을 올해 끝까지 처리 안 한다면 국가위기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중국 명의인 화타 형제 이야기를 언급했다.

    그는 "화타가 말하기를 자신의 큰형은 병이 생기는 원인을 미리 예방하여 동네에 아픈이가 없었다고 했고, 둘째형은 병이 생기더라도 중병이 되기전에 미리 예방해 수술을 하지않고 낫게 했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화타의 큰 형처럼 예방적 조치를 하는 것이 진정한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훌륭한 의장이 되려면 최소 둘째 형처럼이라도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의장이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한다면, 경제위기 비상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쟁점법안 직권상정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