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오란' 것들끼리만 정치하나… 호남에서는 신당이 다 된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전북 지역 권리당원들이 8일 당사를 방문해 문재인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 청구서를 당무감사국에 접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전북 지역 권리당원들이 8일 당사를 방문해 문재인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 청구서를 당무감사국에 접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심장부인 호남 지역 당원들이 문재인 대표에게 사약(賜藥)을 내렸다. 호남 지역 권리당원 2300여 명이 서명한 문재인 대표 당원소환투표 청구서가 8일 당무감사국에 접수됐다.

    전남·전북 지역 권리당원 대표 10여 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새정치연합 당사를 찾아 문재인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 청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당원소환투표 청구와 동시에 배포한 성명서에서 "문재인 대표는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연전연패했지만, 단 한 번도 납득할만한 사과가 없는 것은 물론 책임도 지지 않음으로써 당을 끊임없는 분란 상태로 몰아넣었다"며 "우리 당원들은 내년 4·13 총선의 승리와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당헌·당규에 따라 문재인 대표를 소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당헌 제13조의2 1항 후단은 선출직당직자가 직무유기로 당에 위해를 가했을 경우, 당원은 소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당규 제24조 1항 1호에서는 당대표와 같은 전국단위 선출직당직자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전국 권리당원의 20%, 그리고 각 시·도별 권리당원의 20% 이상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 호남 지역 권리당원 2300여 명이 서명한 소환투표 청구서로 실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소환투표가 발의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당원소환투표가 발의되느냐 여부에 관계없이, 이날 당원소환투표 청구가 갖는 정치적 의미라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표에게 90%가 넘는 몰표를 몰아줬던 호남 지역의 당심과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설대로 돌아섰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전남·전북 권리당원 2300여 명도 이날 당원소환투표 청구서에 별첨된 요구 사항에서 △문재인 대표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공약 위반에 대해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퇴진할 것 △어느 누구도 요구하지 않은 혁신위를 만들어 책임회피용에 불과한 혁신안을 밀어붙이기 의결로 통과시키는 등 독단·독주·독선에 기반한 비민주적 당 운영에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대표로 청구서를 접수시킨 김창남 전 전남도의회 부의장(62)은 "2300명의 서명을 받는 과정이 일일이 권리당원인지를 확인해야 하니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취지를 말하면 흔쾌히 서명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며 "호남 민심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설문조사에서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역 지지율이 5%가 나왔던 점을 상기시키며 "(호남) 지역에서 체감하는 바로도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은 거의 바닥"이라고 단언했다.

    김창남 전 부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1971년부터 당시 조직된 대학생선거참관인단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정식 입당은 1992년 대선 때 했다. 정식 입당부터 기산해서도 당 활동 경력이 20년을 훌쩍 넘는다. 스스로도 "애당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김창남 전 부의장은 "(문재인 대표가) 지금 바닥 민심이 이런데 '내가 뭘 잘못했는가' 생각해야 하고, 가만히 모르쇠로 있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상경한 윤재중(68)씨도 1969년 신민당에 입당한 이래로 당원 경력이 46년에 달했다. 윤재중 씨 또한 "40년 넘게 당 생활을 했는데 이런 대표는 처음 봤다"며 "문재인이도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찍은 건데, 평생 동안 당을 지켜온 우리들을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가 있느냐"고 역정을 냈다.

    이어 "문재인 때문에 신당이 생긴다는 건데 이제 한 번 두고보라, 신당 생기면 호남에서는 신당이 다 된다"며 "문재인만 물러나면 이 상황은 깨끗하게 해결이 다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호남 향우들이 친노들 심판하기 위해 살생부(殺生簿)를 만들고 있다"며 "의원들 중에서 '노오란' 색깔이 있는 것들끼리 정치하는 것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