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대표에게 공천권 요구할 생각 티끌만큼도 없어"
  • ▲ 지난 5월 8일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퇴장하자, 문재인 대표가 당황한 표정으로 만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5월 8일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퇴장하자, 문재인 대표가 당황한 표정으로 만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제안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박의 동의를 못 얻은 것과 더불어 당 내 최고위원들에게까지 화살을 맞고 있다.

    최근 박지원 의원과 민집모의 사퇴 요구를 받은 문 대표는, 이를 모면하고자 3자 연대를 제안했다. 그러나 연대 지도부 체계를 최고위원들과의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면서 분란만 커진 상황이다.

    문 대표가 공식 제안한 18일 오영식 최고위원은 문자를 통해 최고위원과 협의 없는 지도체제 변경 제안을 비판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문-안-박' 임시지도부 구성 제안은 당 혁신과 통합을 위한 대표의 고심어린 제안"이라며 "연대가 국민적 동의와 지지를 받으려면,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통합해 삼자간의 공동 합의와 비전 제시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표의 제안에서 '대표 권한을 나눌 용의가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지분나누기, 권력나누기가 아닌가라고 곡해될까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안하기 전에 최고위원들과는 어떤 협의도 없었다"며 "최고위원들의 권한과 진퇴가 당사자들의 의사나 협의 없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 또한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에 이어 주승용 최고위원도 문 대표의 경솔함을 지적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19일 SNS를 통해 "지도부와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의 '나를 흔들고, 끊임없이 당을 분란의 상태처럼 보이게 만드는 분들은 실제로는 자기의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 '이런저런 낡은 행태들을 청산하기 위해선 아주 광범위한 인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발언에 대해선 "대표와 생각이 다르면 낡은 행태고 인적 혁신의 대상이라는 말로 들린다"며 "혁신에 실패한 대표에게 경고하고 있는 호남 민심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대표는 이미 등을 돌린 호남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며 "호남 의원들 사이에는 대표에게 공천을 받는 게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천은 대표가 주는 것이 아니라, 당원과 국민들이 주는 것"이라며 "나는 대표에게 공천권을 요구할 생각이 티끌만큼도 없고, 호남 민심에 공천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 같은 문 대표의 태도에 대해 오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 사과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승용, 오영식 등 여러 최고위원들이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문 대표의 사퇴 위기는 최고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