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원론적 입장 밝혀… 安 부정적 기류 속 주승용·오영식 반발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19일 서울시청 지하2층 바스락홀에서 열린 청년간담회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19일 서울시청 지하2층 바스락홀에서 열린 청년간담회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박원순~안철수 연대) 카드'가 평지풍파만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문재인 대표와 함께 한 자리에서 '문안박 연대'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박원순 시장은 19일 서울시청 지하2층 바스락홀에서 문재인 대표와 함께 '고단한 미생들과의 간담회'라 이름 붙여진 청년간담회를 가진 뒤, 6층 시장실로 자리를 옮겨 40여 분간 회동했다.

    이후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표비서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시장 사이에 합의된 문안을 발표했다.

    발표된 합의문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혁신과 통합을 이루자는 문재인 대표의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현직 시장의 지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한 임종석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의 '대리인' 참석 등의 구체적 협력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온 실장은 "그런 (대리인 참석 등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어쨌든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결국 디테일한 협력 방안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혁신과 통합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서로가 재확인한 셈이다.

    이러한 사태 전개를 바라보는 정치권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날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제안된 '문안박 연대 카드'가 최소한의 의견 조율도 없이, 문재인 대표 혼자만의 생각으로 독단적으로 발표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는 무책임하게 카드만 던졌을 뿐 연대의 대상으로 거론된 두 당사자 중 안철수 전 대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박원순 시장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내놓지 못한 채 원론적인 입장에만 동의하고 있다. 당내 비주류는 물론 주승용·오영식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문재인 대표의 독선적인 제안에 반발하는 기류가 뚜렷하다.

    이 때문일까. 박원순 시장은 문재인 대표의 면전에서 "우리 사회에 논의력(論議力)이 부족하다"는 발언을 해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진행된 청년간담회에서 "일본 사람들은 어떤 단어 뒤에 힘 력(力)자를 붙여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며 "우리 사회에 논의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치라는 것을 나도 잘 모르지만, 많은 갈등과 논쟁을 어떤 논의의 장을 만들어서 하나의 용광로처럼 조정해내고 좋은 답을 만들어내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정치가 아닌가 싶은데…"라며 "(지금은) 그냥 일방적으로 혼자서 규정하고 마는 그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