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내세웠지만 의혹 증폭 … 與野서 사퇴론갑질·부동산·부모 찬스 … 정권 부담 가중조국과 비교되며 '경고등', 부정 인식 확산임이자 기재위원장 "이대로 청문회 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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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 인사를 내세워 지명한 야당 출신 이혜훈 후보자는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며 통합은커녕 '비리 종합선물세트'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 됐다가 직격탄을 맞았던 '조국 사건'이 재소환되는 등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애초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오는 19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이 이 후보자 관련 자료가 크게 부실하고 인사청문 대상이 아닌 수사 대상이라며 청문회 개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이처럼 청문회 문을 열기도 전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이 후보자를 향한 정치권의 시선은 싸늘하다. 검증의 무게중심은 더는 정책 능력이나 국정 비전이 아닌 사퇴 여부를 가르는 도덕성과 책임 문제로 이미 이동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향해 이혜훈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대통령실에 요구하라고 압박했다.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원내대표는 이 혼란을 수습할 구원투수가 돼야 한다"며 "김병기·강선우 의원 의혹에 대한 엄정한 특검 추진과 함께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 요구는 그 진정성을 증명할 첫 시험대"라고 밝혔다.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가 아니라 정권 전반의 인사 기준을 문제 삼는 압박으로 읽히는 대목이다.여당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후보자를 겨냥해 "헌정이 위기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헌정을 파괴하고 자기 이익을 챙기려고 앞장설 수 있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여당 소속 의원이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방어 논리가 아니라 선 긋기에 가까운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보좌관 폭언 논란으로 촉발된 갑질 의혹, 자녀 관련 '부모 찬스' 논란, 자녀들의 주식 취득 과정에서의 증여세 대납 의혹, 부동산 투기 및 불법 청약 의혹까지 성격과 영역이 다른 문제들이 동시에 제기됐다.특히 부동산 문제는 이른바 '로또 90억 아파트' 불법 청약 의혹을 시작으로 증여세 탈루, 토지 투기 의혹까지 줄줄이 이어지며 민심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먼저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피부양자 요건을 유지해 청약 가점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강남 '90억 아파트'로 불리는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남편은 2024년 7월 19일 모집 공고된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면적 137.6㎡(137A형)에 청약을 넣어 일반 공급 1순위로 당첨됐다. 이후 계약금을 납부한 8월 남편은 해당 분양권 지분 35%를 이 후보자에게 증여했다.래미안 원펜타스는 분양 당시 시세 차익만 2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된 이른바 '로또 청약' 단지다. 남편이 당첨된 137A형의 최저 당첨 가점은 74점이었다. 무주택 기간 32점, 청약저축 가입 기간 17점, 부양가족 4명에 대한 가점 25점을 모두 채운 점수다. 분양가는 36억7840만 원이었고, 현재 시세는 약 9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논란의 핵심은 부양가족 산정 과정이다. 당시 부양가족으로 포함된 장남은 2023년부터 사실상 분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은 2023년 8월 세종시에 있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입사해 현지에서 거주했고 같은 해 12월 결혼했다. 이후 부인과 함께 2023년 12월 용산의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그럼에도 장남은 혼인신고와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이 후보자 남편 아래 세대원 지위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남편은 청약 가점에서 부양가족 4명을 인정받았다. 만약 장남이 세대원에서 제외됐다면 가점은 69점으로 떨어져 당첨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남은 청약 접수 마감 이틀 뒤인 2024년 7월 31일에서야 용산 전셋집으로 주소를 옮겼다.자녀들의 병역과 취업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차남은 2014년 3월부터 2년간 자택에서 약 7㎞ 떨어진 서울 서초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공익근무했다. 삼남도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자택에서 2.5㎞ 거리인방배경찰서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다. 두 사례 모두 '직주근접 배치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장남의 취업 과정도 논란이 됐다. 그는 2022년 10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에 지원하면서 아버지와 공저한 논문을 이력서에 포함시켰다. 아버지는는 해당 논문의 교신저자였다. 당시 KIEP 원장과 부원장이 이 후보자와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라는 점에서 지원자의 배경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각 의혹은 개별적으로만 봐도 가볍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여권은 위법성 여부와 함께 도덕적 문제가 쌓여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갑질, 부모 찬스, 부동산 투기라는 주제는 이미 과거 여러 정권에서 인사 실패 징조였다.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만약 제대로 소명이 안 되면 그건 조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김 의원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인사였을텐데 이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오히려 장애가 되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
-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굳은 얼굴로 앉아 있다. 2019.09.06. ⓒ이종현 기자
그럼에도 이 후보자는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성장 패러다임을 대전환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정책적 방향성과 국정 철학에 대한 동조를 강조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자신을 둘러싼 아파트 부정 청약 논란과 관련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이미 고발된 상태라 엄정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을 아꼈다.의혹을 부인하기보다는 사법 절차에 맡기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대응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사청문회는 사법 판단 이전에 공직자로서의 책임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이 후보자 논란이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시절이 재소환되고 있다.문재인 정부 당시 조 대표는 자녀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논란을 시작으로 부인 부동산 위장 매매, 친동생 위장 이혼 의혹까지 연쇄적으로 불거지며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다.그럼에도 당시 정부·여당은 인사청문회를 강행했다. 보수 야당이 보이콧에 나서자 조 대표는 스스로 해명하겠다며 '국민청문회'까지 나섰고, 이는 정치적 대립을 극단으로 몰아넣는 계기가 됐다.결과는 정권에 치명적이었다. 조 대표 후보자 지명은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으로 직결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에서 부정이 긍정을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이다.조 대표 후보자 지명 13일 후인 2019년 8월 22일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19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 당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7%로 전주보다 2.7%포인트 내렸다. 반면 부정 평가는 49.2%로 같은 기간 대비 2.9%포인트 올랐다.이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조 대표는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 인사의 임명을 둘러싼 판단이 정권 전체의 신뢰도와 도덕성을 잠식한 전례로 남은 셈이다. 정치권이 이 후보자 사안을 단순 비교가 아닌 '경고 사례'로 바라보는 이유다.이 후보자와 조 대표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의혹이 해소되기 전 임명을 밀어붙이면 그 부담은 개인이 아니라 정권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인사청문회가 끝나도 논란이 정리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장관 후보자 한 사람의 거취를 넘어 인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조 대표는 이 후보자에 대한 논란에 대해 자신과 같은 잣대로 검증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 장남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국민의힘과 여러 언론이 당시 이 건으로 나를 얼마나 공격하고 비난했는지 새삼 기억난다"며 "똑같은 잣대로 이 후보자 장남의 건을 검증하길 바란다"고 적었다.한편,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현 상태에서는 열 수 없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16일 "청문회는 별 가치가 없다"며 "후보자 지명 이후 각종 의혹과 문제 그리고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 이 후보자는 검증이 아닌 수사 대상이다. 공직 후보자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