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서부지법 사태 한 달 뒤 등장서부지법 → 헌재 가두행진 참석"이재명은 왜 구속 않느냐" 발언도당내 "동원·강제성" 문제 제기이혜훈 측 "과거 사과와 같은 입장"
  •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2월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및 석방 촉구 집회에 참석했다. ⓒ독자 제공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2월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및 석방 촉구 집회에 참석했다. ⓒ독자 제공
    서울서부지법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여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은 왜 구속하지 않느냐"면서 윤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했다. 

    16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지난해 2월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및 석방 촉구 집회에 참석했다. 해당 장소는 불과 한 달 전인 1월 19일 새벽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 직후 일부 시민들이 법원 청사로 진입해 소동이 일었던 곳이다.

    당시 시민들은 영장을 심사하던 서부지법 인근에 모여 "불법 체포", "영장 기각" 등을 외쳤다.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가 법원 청사로 진입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 후보자가 참석한 집회는 서부지법 사태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뒤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집회에서는 앞선 사태 당시 제기됐던 주장과 같은 취지의 구호가 반복됐다.

    참가자들은 서부지법에서 헌법재판소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이재명 구속", "대통령을 석방하라", "공수처를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국민의힘 현직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 60여 명이 함께했고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 명이 운집했다. 

    이 후보자는 연단에 올라 직접 발언도 했다. 그는 "이재명에게는 '야당 대표이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며 600자나 되는 판결문으로 구속하지 않았다"며 "공평하지 못한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윤 대통령은 경찰이 지키고 있는 구금 상태인데 도망갈 수 있겠느냐"면서 "도주할 수 없는 우리 대통령을 15자로 그냥 체포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성폭행범에게도, 연쇄 살인범에게도 보장되는 수사 인권이 우리 윤 대통령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런 불법 탄핵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 말미에는 "불법 탄핵 중단하라", "대통령을 석방하라", "헌법재판관 5인은 용기를 내라"고 외쳤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15일 체포영장이 집행돼 신병이 확보됐다. 나흘 뒤인 1월 19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구속 상태로 전환됐다.
  •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2월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헌법재판소까지 진행된 가두행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면서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코리아드림뉴스 캡처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2월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헌법재판소까지 진행된 가두행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면서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코리아드림뉴스 캡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후보자의 당시 집회 참석이 사실상 강제성을 띄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손주하 국민의힘 서울 중구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협 차원에서 다 모이라고, 인원을 동원하라고 해서 갔다"며 "집회 전날까지도 몇 명의 당원을 데리고 가는지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각 광역·기초의원들이 몇 명을 모집해 오는지까지 (명단을) 요구해 강제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당내 인사들도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비상계엄을 옹호해 달라는 말은 많이 했다"며 "이재명 비하 발언도 자주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후보자의 과거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시 여론 흐름에 편승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그 시점이 우리 당 지지율이 치솟기 시작했을 때였다"며 "그렇게 보면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권력이 이 대통령에게 넘어가자 또 다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지난해 12월 30일 밝힌 탄핵 관련 사과와 같은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며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두고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