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문석·최민희 등 언론중재법 개정안 발의피해자 구제 명분으로 '열람차단청구권' 신설'진실하지 않은 경우' 등 명확성 원칙 반할 소지"언론·표현의 자유, 국민 알 권리 침해 가능성"
  • ▲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적 298인, 재석 177인, 찬성170인, 반대3인, 기권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뉴시스
    ▲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적 298인, 재석 177인, 찬성170인, 반대3인, 기권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번에는 언론사 기사의 열람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열람차단청구권' 신설을 추진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한 피해 구제'를 위한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언론계에서는 언론·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문석 민주당 의원 등은 전날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김문수·서미화·양부남·조계원·진선미·전용기·김동아 의원과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공동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 의원이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인터넷 기반 매체인 인터넷신문, 인터넷뉴스 서비스의 언론 보도 등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자가 해당 언론사에 기사의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열람차단청구권'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법은 언론사의 진실하지 아니한 언론보도 또는 그 매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그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로 정정보도청구권, 반론보도청구권, 추후보도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이하 정정보도청구권 등)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기반 매체인 인터넷신문, 인터넷뉴스서비스의 진실하지 아니한 언론보도 등으로 인한 피해는 정정보도 등이 이뤄지더라도 잘못된 기사는 그대로 인터넷 상에 남아 있어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 및 검색돼 그 피해가 지속되는 등 완전한 피해 구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양 의원 등이 법안을 제안한 주요 이유다.

    의안 원문에 따르면 개정안은 인터넷뉴스 서비스 사업자가 정정보도 청구 등을 받으면 '지체 없이' 해당 기사에 관해 정정보도청구 등이 있음을 알리는 표시를 하는 등의 제17조의 2를 제17의3으로 하고, '지체 없이'라는 문구를 '즉시'로 변경했다.

    그러면서 언론보도 등의 제목 또는 전체적인 맥락상 본문의 주요한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한 경우, 언론보도 등의 내용이 개인의 신체, 신념, 성적 영역 등과 같은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는 경우, 그 밖에 언론보도 등의 내용이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 등의 사유로 피해를 입은 자가 인터넷뉴스 서비스 사업자에게 기사의 열람차단을 청구하는 '열람차단청구권'을 제17조의2에 신설하도록 했다.

    법원은 기사 삭제 청구를 인용할 때 "표현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닌 기사로 인해 현재 원고의 명예가 중대하고 현저하게 침해받고 있는 상태"를 요건으로 삼고 있다.

    개정안은 "언론보도 등의 내용이나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여론 형성 등에 기여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법원에서 인정하는 기사 삭제 요건보다 더 느슨하게 조정했다.

    개정안이 제시한 요건에 관해 열람차단 조치로써 표현물의 유통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사실관계 재확인 가능성의 여지를 좁힐 수 있다. 무엇보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진실하지 않은 경우' '사생활 핵심영역' '인격권 계속 침해' 등의 표현은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칫 피해 주장만으로 언론사로 하여금 기사를 선제적으로 삭제해야 하는지 해석의 혼란과 과잉 규제가 작용될 수도 있다.

    진위가 사후적으로 밝혀지는 경우에도 보도를 먼저 차단하면 반론 및 정정보도 등을 통해 해당 기사의 전후 내용 면에서 어떤 차이가 생겼는지 독자들이 온라인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법률에서는 이미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같은 표현의 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규정 등이 존재하고 있어 민주당이 입법을 추진하는 유인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열람차단청구권 신설법을 추진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 제21대 국회에서도 기사 열람차단 청구권을 신설하는 언론중재법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언론중재위원회는 민주당의 열람차단청구권 신설법에 대해 "피해자 청구만으로 차단 안 된다"며 "언론자유 침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당시 언중위를 이끈 이석형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사법연수원 12기 출신으로, 2002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 법무행정 특별위원장을 맡았다. 아울러 2000~2004년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 은평을 지구당 위원장을 맡는 등 '친민주당 성향'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과거 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서 활동한 한 언론계 종사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일정한 사실에 접근하지 못한 의혹이 묻히는 것은 자명하고, 언론은 자기검열에 빠져 위축될 것"이라며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규제하다 보면 결국 공산 독재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안을 발의안 양 의원은 2024년 총선 당시 자녀 명의 불법 대출 의혹에 휩싸였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양 의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받았고,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