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에 "박남기 문병 제발 좀 와서 사과해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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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언제쯤 불법 폭력시위로 부상 입은 경찰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여야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불법 테러'냐 '과잉진압이냐'를 놓고 격한 정쟁을 벌일 뿐 어느 쪽도 부상 경찰을 위문하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광화문 등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부상 당한 경찰은 113명에 달한다. 이 중 오른 손가락의 힘줄이 끊긴 모상현 순경, 불법 폭력 시위대가 던진 보도블록에 맞아 왼쪽 눈 밑이 찢어진 정숙현 경위 등 중상을 입은 경찰관도 상당수다.
정부 측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유일하게 부상 경찰을 위로했다. 황 총리는 지난 16일 경찰관 의경 90여명을 위로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을 방문, "공무수행 중에 불의의 부상을 입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정부도 부상당한 경찰들을 위해 최대한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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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의경들도 우리의 아들과 딸"이라는 새누리당은 왜 아직까지 부상 경찰을 위문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에서는 경찰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위문 일정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리 잡힌 현안 일정과 야권의 정치공세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만 위문한다면, "정부여당이 왜 백남기 씨의 위문에는 나서지 않느냐"는 야권의 공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야당의 눈치를 살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시위 현장에서 부상을 입고 중태에 빠진 백남기 씨와 관련, "정부는 제발 좀 사경을 헤매고있는 백씨와 가족을 찾아 문병하고 위로부터 하라"며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 15일 백 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한 바 있다. 100여 명의 부상 경찰은 위문할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부상자의 문병 자체를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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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19일 구두 논평에서 "113명의 경찰들이 불법 폭력시위를 막다가 부상을 입고 고통받고 있는데, 야당 대표가 이런 고통에는 눈을 감은 채 다친 사람들에 대한 문병 조차 정치적으로 편을 갈라서야 되겠는가"라며 "야당 대표는 폭력시위를 두둔만 할 게 아니라 공무수행 중에 부상을 입은 어린 경찰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문 대표를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당 지도부가 조속히 경찰 위문에 나서 불법 폭력시위에 부상을 입은 의경들을 위로하고 실질적 지원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말로만 경찰을 위로할 게 아니라 경찰 위문 방문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관련해 부상을 입은 장병들을 위로하기 위해 당 소속 159명의 국회의원들의 수당에서 10만원씩을 갹출, 총 1590만원의 성금을 모아 부상 장병들의 가족에게 전달한 바 있다.
반면 당시 병원을 제일 먼저 찾았던 문재인 대표는, 부상 장병을 위한 실질적 대책은 커녕 구속 수감된 한명숙 전 의원을 구하기 위해 추징금 모금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