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엔 '공감대', 국정화엔 '글쎄' …여권 내 목소리 갈라진 탓
  • ▲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5자 영수회담'을 열고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 역사교과서 찬성입장을, 야당은 반대입장을 드러내며 대치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5자 영수회담'을 열고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 역사교과서 찬성입장을, 야당은 반대입장을 드러내며 대치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여론이 박빙 양상에서 최근 '국정화 반대' 목소리 쪽으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국정화 교과서는 친일-독재 미화'라는 논리로 단일대오를 구성한 야당과는 달리 여당 내부에서는 이견이 나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국정 교과서 관철 의지에 뒤따르지 못한 교육부 등 정부부처의 '한눈팔기'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의 10월 3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은 36%로 반대 47%에 10%p 가까이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여론조사에서는 찬반이 42%로 동률이었다는 사실을 참고할 때 1주일 사이에 큰 변화로 해석된다.

    특히 여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충청권의 민심 이반이 눈에 띈다. 같은 조사에서 충청 지역은 국정 교과서를 찬성하는 여론이 50%(직전 조사)에서 35%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당 핵심 중진 의원들이 포진한 충청권 민심 설득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반대로 대구·경북이나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국정화 찬성 여론이 다소 올랐다.

     

  • ▲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5자 영수회담'을 열고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 역사교과서 찬성입장을, 야당은 반대입장을 드러내며 대치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김무성 대표는 연일 "국론을 통일시키는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2일 청와대에서 가진 여야 5자 회동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 교과서 주장을 철저히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당내에는 여전히 이견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필진도 방향도 전해지지 않았는데 44억원이나 되는 예비비 예산부터 정해놓고 밀고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정두언 의원 역시 반대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홍문종 의원이 "국정교과서가 정치 이슈가 돼 있어서 마음이 편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치인은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표에 마이너스적 요인이 있더라도 국가와 민족에 필요하다면 그 길도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경계한 목소리다.

     

    여당 내부의 의견 차에 따른 민심 설득 실패 뿐 아니라, 정작 손발을 맞춰야 할 당정간의 엇박자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정화 추진이 본격화 된 지난 18일 교육부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습니다'는 제목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홍보 영상을 배포했다. 하지만 이 영상에서 교육부는 '현재 일부 교과서에 유관순 열사가 누락된 것'을 꼬집었지만, 다소 사실과 달라 논란을 자초했다.

    교육부가 기준으로 삼은 2014년도 교과서에는 유관순 열사에 대한 부분이 누락됐었지만, 이후 검정을 통해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은 "예전에 있었던 교과서 2014년 교과서에는 그 내용(유관순)이 없었고 그 내용에 대해서 교육부가 수정 보완 지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원하는 만큼 잘 수정이 안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착오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현행 교과서에는 들어가 있는데 우리가 학생들이 알아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잘 모르는 것 같아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평가는 긍정평가가 42%, 부정평가가 47%로 지난 주에 비해 각각 1%p 하락, 3%p 상승을 나타냈다. ⓒ한국갤럽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평가는 긍정평가가 42%, 부정평가가 47%로 지난 주에 비해 각각 1%p 하락, 3%p 상승을 나타냈다. ⓒ한국갤럽

     

    박근혜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같은 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평가가 42%로 1%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47%로 3%p 상승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 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해법이 국정 교과서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권으로서는 국정이 검인정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방향으로 여론전을 풀어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2015년 10월 20일 부터 22일까지 3일간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로 이뤄졌으며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0명을 조사했다. 응답률은 18%,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