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주영 작가
    ▲ ⓒ 신주영 작가
     

    두산 오재원과 넥센 서건창의 벤치 클리어링으로 인해 유독 오재원의 이름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11일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넥센은 이날 2:3으로 끌려가던 8회초 무사 1, 2루 찬스에서 서건창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서건창은 3루수 앞으로 번트를 댔고 1루에서 아웃 됐다. 문제는 번트 수비를 위해 자리를 비운 1루수 대신 1루 베이스로 들어와 있던 2루수 오재원이 1루 베이스를 몸으로 가린 채 3루수의 송구를 받으면서 촉발됐다.

    만약 1루에서 접전 상황이었다면 전력질주가 불가피한 서건창과 오재원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실제로 서건창은 지난 4월 9일 두산 전에서 타격 후 1루로 뛰다가 베이스 앞에서 1루수 고영민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큰 부상을 당한 터라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오재원과 서건창의 신경전이 이어졌고, 덕아웃에 있던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오는 험악한 장면이 연출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이날 벤치 클리어링은 큰 충돌 없이 일단락됐지만 오재원을 향한 넥센 선수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부터 오재원과의 악연이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5월 23일 잠실에서는 두산과 넥센의 연장 승부가 펼쳐졌다. 11회말 공격 1루에 있던 오재원이 도루를 감행했다. 오재원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 베이스를 훔쳤고, 당시 넥센 유격수 김민성은 공을 뒤로 흘렸다. 이때 공을 본 오재원은 베이스 옆에 떨어져 있던 공을 외야 쪽으로 굴려버렸다. 야구팬들은 오재원이 당시 3루에 있던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오재원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7일 열린 경기에서 넥센의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가 2루수 앞 땅볼을 쳤다. 당시 1루에 있던 문우람은 2루를 향해 뛰었고 2루수 오재원은 글러브로 문우람을 슬쩍 건드렸다. 결과는 수비방해로 문우람의 아웃이 선언됐다. 하지만 오재원과 문우람의 마찰이 있을 당시 로티노의 타구는 2루 근처에도 오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야구팬들은 오재원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오재원은 또 다음날인 8월 8일에도 1루 주자로 나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를 시도하던 넥센 유격수 강정호의 글러브를 양 손으로 가격해 야구팬들의 원성을 샀다.

    시리즈 전적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은 오는 13일 두산을 목동구장으로 불러들여 3차전을 벌인다. 과연 넥센이 오재원으로부터 촉발된 두산과의 악연을 끊고 기사회생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